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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방아저씨 Sep 05. 2023

수메르 이슈타르 여신과 명계(冥界) 하강


중동 수메르 지역 및 신화에 대한 글을 지난 편을 마지막으로 끝내려고 했으나,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번외로 추가 글을 올리려 합니다.  수메르 신들 중에서 인간을 창조하고 구제한 엔키(ENKI) 신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관심사는 단연 사랑, 전쟁 및 하늘의 여신인 "이슈타르"였습니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신이다 보니, 수메르 판본에도 많이 나오고, 관련된 전승도 많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Fate/Grand Order라는 애니메이션을 소개드렸었습니다.  고대 성배를 구하기 위해, 과거 신들이나 영웅들을 불러내서 이들을 보디가드 격인 서번트로 활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여기에 관심이 있던 길가메쉬, 이슈타르, 에레시키갈등 수메르 신들이 대거 나오면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단연 인기 등장인물은 이슈타르 여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좌) 대영박물관 이슈타르 여신추정상  /  (우) Fate (Grand Order) 애니메이션 아치클래스 서번트 이슈타르


제가 중동 수출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출장을 많이 다녔는데,  한 번은 베를린 IFA Show를 참가하고 짜투리 남은 시간에 근처 페르가몬 박물관을 갔었습니다.  그때 복원된 "이슈타르의 문"을 보게 되었는데, 당시 시간이 많지 않아 급하게 사진만 찍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인생에 마지막일 수 있는 역사유물과의 조우를 아쉽게 뒤로하고 나오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이번 이슈타르 관련 글로  당시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합니다. 

※ 이슈타르의 문은 BC6세기에 건설된 신바빌로니아의 수도인 바빌론내성의 8번째 성곽 입구였습니다. (현재의 이라크 바빌론주 소재).  이슈타르 여신은 수메르의 우르크,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 및 아벨라(현재 에르빌) 등을 포함해 여러 도시에 신전을 두고 숭배되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뒤에 설명드리겠습니다.)  그 당시 난공불락의 바빌론 성이었으나,  BC539년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인 키루스에 의해 점령당하게 되는데,  그는 유프라테스 강의 물줄기를 돌려 수위를 낮춘 뒤에,  바로 이 이슈타르의 문을 통해 이 성을 점령하게 되고, 결국 신바빌로니아는 멸망하게 됩니다.  


이후 폐허가된 바빌론성은 1902년 독일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되고, 이슈타르의 문은 1920년경 독일로 이송되어 십여 년 만에 아래 사진과 같이 복원되게 됩니다.  당시는 독일과 오스만제국 간의 관계가 좋아서 문화재 반출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알고 보면 이 둘은 1차 대전 동맹국 및 패전국이었죠.  이후 이라크의 지속적인 문화재 반환 요청에도 독일은 묵묵부답이라는...  



좌측 "이슈타르의 문" (페르가몬 박물관, 나무위키) / 우측 이라크 바빌론의 실제 유적 (나무위키)
좌측 : 당시 바빌론성의 추정 복원도 (나무위키) / 우측 :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찍은 급조사진(필자)


서설이 길어졌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슈타르 여신과 관련된 신화들을 살펴보고, 이중 백미인 지옥여행기 "명계하강"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여기서 명계 冥界는 지옥세계를 말합니다.) 이 신화는 이후 페르세포네, 이도니스 등과 같은 그리스 신화 및 오시리스 이집트신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슈타르의 언니인 지하의 여신 에레시키갈의 사랑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글의 순서는 하기와 같이 진행하겠습니다.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써보겠습니다.


1.수메르의 이슈타르 여신 (Ishtar)

2.이슈타르 여신의 명계하강

3.지하의 여신 "에레시키갈"


1.수메르의 이슈타르 여신 (Ishtar)

수메르의 이슈타르 여신 (Ishtar)  

먼저 이슈타르 여신의 출생 및 계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들의 통치자인 엔릴(ENLIL)의 아들 닌우르타와 달의 여신 닌나는 두 딸과 아들이 있었는데,  이중 맏언니가 다음에 나올  지옥의 여신 에레시키갈입니다.  이후 쌍둥이를 출산하는데 이슈타르 (수메르어로는 인안나)여신과 태양의 신 우투입니다. 


※ 하기 계보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신들 중 대문자 이름이 수메르어입니다. (이후 아카드어 이름이 있으면 명기가 되어 있습니다.  이슈타르란 이름은 후대의 아카드어이며, 수메르어 이름인 인안나 보다 인지도가 높아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슈타르를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슈타르의 쌍둥이 오빠는 우투로,  지난번 길가메쉬가 삼목산의 훔바바를 죽이러 떠났을 때 길가메쉬의 편이 되어준 신입니다. (우투신은 수메르중 시파르 지역을 담당했는데,  신전을 만들기 위해 삼목산의 나무가 필요하여 길가메쉬를 도와줬다고 합니다.)    

수메르 주요 신들의 계보도

이슈타르는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과 가장 사나운 전투력을 지닌 하늘과 땅의 여신이자,  사랑, 전쟁, 지혜, 풍요, 다산 등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섬김을 받았습니다. (김산해 길가메쉬 서사시중)  

이 여신은 이후 그리스/로마신화의 아프로디테, 아테나 그리고 이후 비너스와 동일시됩니다. 


이슈타르의 다양한 석상들 (아름다움, 지혜, 전쟁 및 다산을 상징) - 참고로 올빼미는 지혜를 상징합니다.


명계하강 이야기에 앞서,  이슈타르 여신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신화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르크(Uruk) 에안나 신전을 차지하려 미인계를 쓴 이슈타르


신들의 아버지인 아누(ANU)신이 지상으로 내려오는데, 보통 이경우는 신성한 지역에서 머물곤 했습니다.  한 번은 아누가 부인과 함께 우르크를 방문했고, 부부는 각방을 쓰게 되었는데 이때 아누는 선택받은 처녀가 기다리는 "밤의 쾌락을 위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처녀는 다름 아닌 자기의 증손녀 이슈타르였습니다.  (족보정리 :  아누 → 엔릴 → 닌우르쌍 → 증손녀 이슈타르)


긴 밤을 지새운뒤 이슈타르는 증조할아버지로부터 우르크의 에안나 신전의 사용권을 얻어내게 됩니다.   

이 사건은 이후 왕들의 처녀 딸들이 신들에게 바치는 "이슈타르의 영광스러운 역할"을 대신하는 이상한 관습으로 계속되게 됩니다.  즉 이 지역에서 신에게 처녀를 바치는 나쁜 관습의 시작이 이슈타르였습니다.    

이후 이슈타르의 미인계를 활용한 주요 도시의 신전 사용권 획득이 계속되었고,  그 결과로 수메르 지역의 많은 도시에서 이슈타르 신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우르크 18층 높이 에안나 신전 추정지 (출처:  배성수 성지사랑)



인계로 문명의 지식을 슬쩍해서 인간에게 준 이슈타르  


이슈타르는 미인계를 써서 많은 신전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인간에게 중요한 문명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창조 및 지혜의 신으로 알려진 엔키(ENKI)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엔키와 이슈타르는 애증의 관계로 봐야 할 듯합니다.  이슈타르는 자신이 다스리는 우르크(Uruk)를 더욱 번창시키기 위해,  엔키가 있는 도시 에리두(Eridu, 인류 최초의 도시)로 찾아갑니다.  그녀는 미인계를 써서 엔키에게 술을 먹이고 문명의 비밀인 "메(Me)"를 달라고 합니다.  술이 취한 엔키는 메를 이슈타르에게  넘겨주었고,  그녀는 이를 자신의 도시인 우르크에 전해주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메 (Me)"는 문명의 기초적인 지식으로 목축, 건설, 목공, 대장장이등의 수십 개가 넘는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를 보고, 문명의 주도권이 에리두에서 우르크로 넘어갔다는 상징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 메(Me) 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  참고로 제카리아 시친은 이를 신들이 땅과 하늘을 오가고, 하늘을 시찰할 수 있는 우주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수메르 지역의 고대 도시 지도 :   주도권이 에리두에서 우르크로 넘어감 


신으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줬다는 "프로메테우스" 그리스 신화와도 유사한 내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얀 코시에르(Jan Cossierss, 1600~1672),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그림 출처: [BRIC Bio통신원]



부보다는 양치기를 결혼 상대자로 선택한 이슈타르 


 지난번 올린 길가메쉬 글 중, 길가메쉬가 삼목산을 지키는 괴물 훔바바를 죽이고 금의환향하는 걸 보고 이슈타르가 반해 그에게 청혼을 했었습니다. 이에 길가메쉬는 이슈타르와 엮여서 불행해진 남자들을 언급하며 거절을 했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화가 난 이슈타르는 하늘이 황소를 불러서 보복을 하려 했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하기 글을 참고하세요) 

 https://blog.naver.com/westnn777/223181531706


이번에는 이슈타르와 엮여서 불행해진 남자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 번은 쌍둥이 오빠인 우투가 이슈타르의 중매를 서겠다고 합니다.  중매를 선 남자가 엔키신과 양의 여신사이에서 태어난 양치기 두무지였습니다.  (아카드어로는 탐무즈).  당시 이슈타르는 농부인 엔킴두도 사귀고 있었고, 양치기보다는 농부한테 취할 이득이 더 클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두무지는 이슈타르에게 농부가 나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서 이슈타르를 설득했고,  이에 넘어간 이슈타르는 양치기 두무지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신들의 계보 :  이슈타르(Ishtar) 와 우투 (UTU) 쌍둥이 남매 / 두무지 (DUMUZID)와 이슈타르 부부 


뒤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이슈타르가 지옥 (명계)로 여정을 떠나면서 거기서 죽게 되었으나,  부활을 위해 볼모가 필요했는데, 이를 두무지가 맡게 됩니다.  이후 두무지는 가을에는 죽고, 봄이 되면 살아나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양치기와 농부 간의 경쟁구도와 양치기의 죽음은,  이후 구약성경의 창세기 카인과 아벨과 유사성이 있습니다.  야훼는 농부 카인이 바치는 농산물은 받지 않고, 동생인 양치기 아벨이 바치는 가축은 재물로 받아주었습니다. 이에 질투를 느낀 카인에 의해  양치기 아벨이 죽는 이야기입니다.  양치기의 죽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약성서 카인과 아벨 이야기 (농부인 카인이 양치기인 아벨을 살해함)



2.이슈타르 여신의 명계하강


이슈타르 여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전승 신화들을 몇 가지 설명드렸습니다. 

이제부터는 수메르 신화중 백미인 명계하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길가메쉬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하자 화가 난 이슈타르 여신은,  증조 할아버지인 신들의 아버지 아누를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청합니다.  

(증조할아버지 아누와 이슈타르 여신과의 우르크 신전 관련 관계(?)를 이미 설명드렸습니다.) 


이슈타르의 집요한 요청에 손을 들은 아누신은 무시무시한 하늘의 황소 구갈안나를 주어 복수를 하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구갈안나는 이슈타르의 언니인 지옥의 여신 에레시키갈의 첫 번째 남편입니다.)  길가메쉬는 친구인 엔키두와 함께 하늘의 황소를 죽이고, 황소다리를 이슈타르에게 던져서 또다시 모욕을 주게 됩니다.  하늘의 황소 구갈안나가 죽게 되자,  지옥에서는 (명계) 부인 에레시키갈 주도로 장례식이 치러졌고,  이슈타르는 여기에 참석하게 됩니다. 


※ 이슈타르의 명계하강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크게는 아래와 같이 정리되는데...  우선 여기서는 장례식에 참석한 3)번 버전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이슈타르가 땅뿐만 아니라,  지하세계가지 평정하기 위해 내려갔다는 내용

  2) 언니인 지옥의 여신 에레시키갈의 첫 남편 (구갈안나) 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갔다는 내용 

  3) 언니의 남편 장례식에 애도를 표하러 갔으나, 실제 목적은 언니의 지하세계까지 평정하려 했다는 내용 


지옥을 방문한 목적은 언니의 남편 장례식을 참석해서 애도를 표하는 것이었지만, 속내는 언니의 지하세계까지 접수하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하 궁전의 7문을 통과할 때마다 몸에 걸친 무기, 장신구, 옷들을 벗게 되어 결국 알몸으로 지옥의 여신인 언니 에레시키갈을 보게 됩니다.  이게 깜작 놀란 언니가 옥좌에서 일어났을 때,  욕심쟁이 이슈타르는 얼른 옥좌에 주저앉아 버립니다.  이를 본 장례식에 참석한 신들이 이슈타르에게 저주를 내렸고, 죽은 이슈타르 시체를 나무에 못 박게 됩니다.   


다산/임신의 신인 이슈타르가 죽어버리자, 땅에서는 모든 재생산이 멈추게 되어 큰 문제가 됩니다.  이에 엔키신이 지옥에 사신을 보내 에레시키갈을 달래면서 이슈타르는 부활하여 살아 돌아올 수 있었으나,  볼모를 지옥에 잡아두는 조건이었습니다.  이슈타르는 지상에서 다른 여자들과 삶을 즐기는 남편 두무지를 괘씸하게 생각하여 볼모로 추천하게 됩니다.  이때 두무지의 착한 누나인 게슈틴안나 (포도의 여신)가 함께 동행하겠다고 자원을 하여 6개월은 두무지가, 나머지 6개월은 누나가 지옥에 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곡식과 과일이 잘 열리는 계절과 아닌 계절이 나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이집트 신화에 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데,  계절의 변화와 관련된 페르세포네 이야기와 유사성이 큽니다.  대지의 여신의 딸인 페르세포네를 좋아한 지옥의 신 하데스가 그녀를 납치했고, 이로 인해 대지에 과일 및 작물등이 열리지 않아 제우스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를 꺼내오지만,  그녀가 지옥에서 먹은 석류알 6개로 인해 6개월은 지옥의 여신으로,  나머지 6개월은 지상에서 대지의 여신과 함께 지내기로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페르세포네의 납치 (Niccolo dell Abbate 1512~1571 루브르 박물관)


3.지하의 여신 "에레시키갈"


내친김에 이슈타르의 언니인 지하의 여신 에레시키갈까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래의 석상 사진은 왜 자꾸 올리냐고 하실 텐데,  이 석상은 메포타미아 남부에서 BC1800여 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현재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석상의 주인공이 이슈타르 여신인지 아니면 언니인 에레시키갈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두 여신을 설명하는데 계속 사용하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기에도 Fate/Grand order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에레시키갈 사진도 같이 올렸습니다.  현대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캐랙터이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슈타르보다는 지옥에 걸맞게 과묵하고 어두운 성격으로 묘사됩니다. 

(좌) 이슈타르/에레시키갈 추정석상  (우) Fate/Grand Order의 서번트 에레시키갈


계보상으로 보면, 에레시키갈의 남편은 네르갈(NERGAL)로 되어 있습니다. 아까 나온 하늘의 황소 구갈안나는 에레시키갈의 첫 번째 남편이었고, 길마메쉬와 친구 엔키두에 의해 죽었습니다.  참고로 네르갈은 저승의 신으로 엔키신의 아들입니다.  포스팅 마지막으로 이 부부 얘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신들의 계보 :  맏언니인 에레시키갈 (ERESHKIGAL)과 네르갈 (NERGAL) 부부


하루는 아누, 엔릴, 엔키등 큰 신들의 잔치가 열렸습니다.  여기에 에레시키갈이 참석을 할 수 없자, 대신 시종을 잔치에 보냈습니다.  에레시키갈의 시종을 본 신들이 모두 일어나 경의를 표했는데, 유독 뒤에 앉아있는 머리카락 없는 신이 일어나서 경의를 표하지 않았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에레시키갈은 화를 내며 이 머리카락 없는 신을 지하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였는데, 이 머리카락 없는 신이 네르갈이었습니다. 


지하로 온 네르갈은 에레시키갈을 보고 그녀의 자태에 반했고, 그녀도 네르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7일 밤낮을 사랑을 나눈 뒤, 네르갈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상계로 돌아왔으나 마음이 식게 되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던 에레시키갈은 아누신에게 네르갈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고, 그녀를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은 네르갈은 지하로 내려왔지만,  그녀의 눈물 어린 간청에 사랑을 재확인하고는 둘은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마무리하며... 


수메르 관련 지금까지 3번의 글을 올렸습니다. 수메르의 대홍수, 길가메쉬 서사시, 수메르의 신들에 관해 글을 올리면서, 향후 그리스/로마, 이집트, 히브리 신화로 전승되는 얘기를 좀 더 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이슈타르와 에레시키갈 이야기를 마지막 번외 포스팅으로 올렸습니다.  

지하의 여신인 에레시키갈은 향후 그리스 페르세포네, 로마 프로세르피나, 이집트 이시스등으로 전승되게 됩니다.  


이번 중동 수메르 글들을 통해, 지난번 소개드린 하기의 신들의 전승표가 좀 더 이해가 되셨다면, 보람이 있을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대별 신들의 전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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