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국내 기업 중 ESG에 가장 진심인 기업은 SK다. 그룹의 수장인 최태원 회장이 수년 전부터 ESG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모든 계열사들은 일렬종대로 화답한다.
인공지능, AI, 초연결 등 최첨단 기술의 향연장이라는 CES2023에 SK는 '탄소 감축을 위한행동'이라는 주제로 SK E&S, 이노베이션, 텔레콤 등 SK 계열사 및 협력사들과 함께 다양한 탄소감축 솔루션과 제품을 전시했다.
오픈 부스인 다른 전시관과 다르게 입장객을 제한하며 일정 인원들만 도슨트의 안내로 관람이가능한 곳이라 다소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날에는 줄을 서지 않고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어두운 복도가 길게 뻗어 있고,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져 결국 세계 유명 도시들의 랜드마크들이 모두 잠기게 될 것이다."라는 위험한 경고를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상설공간이 아닌 CES같이 많은 Exhibitior들이 한자리에서 경쟁하는 비상설공간은 대개 모객을 위해 화려한 장치와 도구들을 활용하는데, SK는프로젝터와 미디어아트 영상에 꽤 공을 들인 것 같다.
짧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메인 공간으로 이동하면 SK와 글로벌 파트너들의 다양한 탄소감축 솔루션과 ‘행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상설공간과 달리 제한적인 공간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전시회에서는 많은 콘텐츠 기획자나 큐레이터들이 콘텐츠에 신경을 쓰느라 Lighting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데, SK관은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극장에서 밝은 미래로의 전환을 위해 메인공간에는 대형 LED조명을 천정에 달아 관람객의 시각적인 피로감을 줄이며 콘텐츠의 집중을 돕는다.
메인공간 가장 먼저 친환경 모빌리티를 소구 하고자 전시한 전기 자동차가 눈에 띄고 정면에는 도심항공교통을 상징하는 헬기 그리고 한 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이 차례로 펼쳐진다.
특히 항공기 안 자리에 앉아 VR기기를 착용하면 부산의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탑승자를 확인하고 날씨와 이동 경로를 안내하는 음성이 나오더니 곧 항공기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느낌이 든다.
미디어 아트, VR, 터치 키오스크 등 전체적인 전시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새로운 것이나, 눈에 띄는 것들은 없었으나 전기 자동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수소 충전기, 폐기물 자원화 같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어려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ESG관련 주제들을 잘 풀어낸 전체적인 스토리와 싱크로나이제이션은 개인적으로 칭찬해 주고 싶었다
특히SK그룹관처럼 하나의 회사가 아닌 여러 회사들의 솔루션을 하나의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다 보면 불협화음이나 서로가 더 튀어 보이려고 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짬뽕 백화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SK는 일찍부터 전담부서를 꾸려 제대로 준비, 리딩 한 것처럼 보인다.
돌이켜 보면 SK는 22년에도 "탄소 감축"이라는 ESG 테마를 내걸었고,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보통 이 정도 전시를 하는데 비용이 최소 200억 가까이 투자되는데, 그룹의 미래기술이나 제품을 직접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하지 않고 ESG에 2년 동안 올인했다는 건 "정말 SK가 ESG에는 진심이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실제 SK는 한국 ESG평가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등급에서 매년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고 있고, 그룹 단위로는 국내 최초로 21년에 RE100(신재생 에너지로 전력 100% 조달)에 가입, 2030년까지 30조 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행동으로 움직이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그래서일까? 진짜 말로만 소리치는 기업이 아니라 Action으로 보여주는 '찐' 기업이기에 더욱 이 전시관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