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팀 발표는 늘 밋밋했다.
표로 가득한 장표들, 단순한 글자 배열,
한눈에 보긴 좋았지만, 솔직히 보는 재미는 없었다.
"또 표네..." 하며 늘 비슷한 패턴을 예상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첫 장부터 화려한 색감에,
표 대신 그래프, 아이콘, 인포그래픽까지?
화려함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난 그 팀원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떠올리며,
도대체 누구지? 이건 누구의 작품일까?
회의 내내 그 궁금증이 떠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품의 내역을 확인하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 팀에서 PPT 외주를 맡긴 것이었다.
'내부 보고용인데 뭐 이렇게까지?'
싶다가도 곧 생각이 바뀌었다.
그들도 사실, 늘 밋밋한 장표가 마음에 안 들었구나. 언젠가는 좀 다르게 보이고 싶었던 거구나.
우리는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보고서든 장표든, 어떻게든 더 괜찮아 보이고 싶다.
업무도 결국, 그 안의 사람도, 다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애쓰고 있다.
내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 화려한 장표들이
아른거린다.
밋밋한 표같은 일상 속에서,
뜻밖의 웃음 한 스푼.
그게 바로, 요란한 장표의 비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