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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오로 Aug 06. 2020

대안상담연구소, 마음躍방 프로젝트

마음躍방 프로젝트: 대안상담연구소 그리고 공방카페 만들기

마음躍방을 만들자

영화 「카모메 식당」의 여주인공이 내뱉은 한 대사가 오랫동안 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저,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영화치료(Movie Therapy)의 힘을 빌려, 그녀의 의지와 신념을 내게 빌려와야겠다. 나도 그녀와 같이, 나의 공간에서 나의 삶을 나눠주고 싶다. 그녀는 식당에서 음식을 활용하였다면, 나는 카페에서 차를 권해주고 싶다.

* 카모메 식당은 내가 생각하는 공간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그리고 그곳의 사람도.


왜 카페일까? 조금은 딱딱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상담"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하려 한다. 짧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기를. 상담(相談), 서로 상(相)에 말씀 담(談)이 어우러져,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어휘의 어원으로 들어가, 말씀 담(談)자를 유심히 살펴보자. 말을 뜻하는 말씀 언(言)과 불꽃 염(炎)자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한자이다. 이는 화롯가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는 형성문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카페를 생각했다. 오랫동안 고민했다. 나는 과연 상담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그 고민의 끝에서 나는 상담을 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바로 뒤이어, "어떻게"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따라왔다. 그것의 답이 바로 카페공간이자, 동시에 상담공간인 「마음躍방」이었다.


상담의 어원과 본질 그대로, 불 앞에서 서로가 차(茶)를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두 사람이 불꽃(炎)을 곁에 두며 이야기를 나눈다. 문학, 영화, 음악, 초월, 신앙, 그리고 인생. 그 무엇이라도 좋다. 결국 삶이란 원형 안에 모든 것들이 담겨진 것일테니까. 나는 마음躍방의 주인으로서 나의 공간에서 나의 삶을 나눠주고 싶다. 그들에게 약(躍)을 주려고 한다. 뜀, 움직일 약(躍). 정신과 의사가 처방하는 향정신성 약물이 아닌, 그대를 위한 진정한 마음약(躍), 나의 처방으로 당신의 마음이 움직였으면 한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감히.


그래서,

마음약방은 Tea Cafe이다.

손님 한 사람을 위한 약(躍)차를 권하고 싶다. 나는 그들의 현재 마음상태를 살핀다. 그들에게 한 장의 종이를 권한다. 그곳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의 온도에서부터, 몸의 체질, 건강상태, 수면상태(피로도), 맛의 취향(단맛, 쓴맛, 신맛 등의 선호도), 최근의 사건, 기억나는 일, 나의 오랫동안 숨겨놓은 꿈, 취미생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등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그러한 내용들로 가득 찬.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차(Tea)를 블렌딩(Blending)한다. 수면부족으로 힘들어하는 손님에게는 커피가 아닌 홍차를, 그리고 그곳에 라벤더 한 스푼과 단맛을 좋아한다기에 꿀을 함께 내놓는다. 생기가 없다는 손님에게는 비타민을 높이는 레몬청과 꽃차를 블렌딩하여 드린다. 몸살로 고생한 손님에게는 뱅쇼를 끓여준다. 비타민이 부족할터이니 오렌지류 또는 애플류의 과일을 넣어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긴다. 만약 커피(Coffe)를 원한다면, 뜨거운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그리고 차가운 커피는 콜드브루의 방식으로 제공한다. 단맛을 위해서는 연유를 드린다. 이처럼 마음躍방은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차를 제공한다.


하지만,

마음약방은 대안상담연구소(Alternative Counselign Lab)이다.

차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면, 여느 다른 카페와 큰 차이점이 없을 것이다. 차와 함께 나의 처방을 곁들여주자. 최근에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손님이 있다면, 그 사람의 차반 위에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소설 한권을 함께 올려두자. 만약 그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태이라면. 문학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영화를 권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또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도 적당할 것 같다. 카페 전용 태블릿을 활용해 영화 한 편을 그 자리에서 보게한다. 그를 위로해줄 수 있는 차와 함께.


문학, 영화에만 국한하지 말자,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해하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폴라로이드 카메라 하나와 필름 10장을 권한다(구매). 그리고 정중하게 상담사의 처방으로, 차를 마시며, 1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그 카메라로 찍어오라고 한다. 그리고 그 10장을 가지고 그와 함께 잠시나마 삶을 이야기하자. 그가 많은 인물을 찍어왔다면, 그는 사람들과 관계하는 직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만약 자동차라면 답은 더욱 쉬울 것 같다.


고정관념에 얽히면 안된다. 이것이 대안상담의 가장 중요한 모토다. 만약 중요하고도 지루한 수험생활로 힘들어하는 손님이 있다면, 그를 위해 「계약」기법을 사용하자. 매일 아침 오픈시간에 들러 출석도장을 찍게 하여, 그를 움직이게 한다던가,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가 되지 않을 때는 주저없이 이곳 공간에 와 공부를 할 수 있게 자리를 제공한다. 그 외에도 자신이 은둔증으로 고통을 받고있다면, 하지만 용기내어 우리의 공간에 와 변화를 꿈꾼다면, 감히 매일 아침 9:00 그와 함께 동네 한 바퀴 런닝할 마음의 여유는 있어야 한다. 그와 함께 한 시간 걷고, 뛴다음 같이 가게를 오픈하고, 차 한잔을 제공한다. 이것이 마음躍방이다.


그리고,

마음약방은 상담협동조합과 공방협동조합을 운영한다.

만약에, 단순히 마음躍방에 와 음료서비스 및 상담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을 넘어, 상담심리치료를 받고 싶다면, 그를 마음躍방 상담협동조합원과 연결하여 상담서비스를 받게 한다. 나 또한 조합원으로 기회가 되면, 상담심리치료를 제공한다. 프리랜서 상담사들에게 공간 대여비 개념의 수수료(commission)를 받으면 되겠다. 그리고 카페 운영 가외 시간에는 공방(Workshop)을 제공하자. 캘리그라피 수업을 해도 좋고, 소공예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음躍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자유롭게 등록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 또한 공방협동 조합원으로 야간에 영화치료를 위한 Movie Night 또는, 아침에 마음챙김명상 요가(Yoga)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약방은 독립서점(Independent Booksotre)을 경영한다.

문학치료는 마음躍방의 주처방이 될 것이다. 그것을 위한 다양한 재료들, 소설, 시, 그래픽노블, 웹툰, 에세이, 등 실재료를 구비해둔다. 카페 공간을 넘어 자신의 하루에 틈틈이 그것을 읽기 원하는 손님이 있을 수도 있을테니까. 그리고 독립작가들을 후원하고, 그들을 양성하자. 나의 상담철학은 문화적이고, 집단적이다. 단순히 나의 마음만 바뀐다고 모든 것이 바뀌기는 쉽지않다. 나의 삶과 환경의 변화가 따라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마음躍방이 그러한 변화의 전초기지이자, 대피소였으면 좋겠다. 글쓰기는 고차원적인 자기 표현이다. 나는 손님들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서 결국 글을 활용하기까지에 도달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만약 그들이 자서전을 내고 싶다면, 주저없이 독립출판을 후원하자. 그리고 당당하게 우리 서점에 전시한다. 누가 알겠는가,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책이 될지도.


마침내, 마음躍방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자신이 있다. 왜냐면, 이것은 바로 성공을 위한 3가지에 딱 부합하니까. 내가 잘 하는 일이며, 좋아하는 일임과 동시에 다른 사람을 위한 공익적인 일이니 말이다. 「카모메 식당」의 여주인장을 꿈꾼다. 그리고 동시에 「심야식당」의 남주인장도 꿈꾼다.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당신을 만나고 싶다. 그런 당신에게 내가 내어줄 수 있는 최선을 드리고 싶다.


2019년 2월 10일, 사천 〔몰디브〕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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