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라디오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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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러고는 마이크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여러분들에게 얘기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지금까지 제 라디오를 들어주셔서 고마웠어요. 가능하면 내일도 방송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겠죠. 생각해 보면 징조는 이미 있었는지도 몰라요. 우리가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을 뿐이죠. 하지만 지금 와서 후회한들 어쩌겠어요.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걸요.


그렇지만 울지는 않을 거예요. 담담히 제게 남겨진 시간을 쓰다 갈 생각이랍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요. 하지만 아직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은 남아있겠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말하려고 해요. 안녕히, 언젠가 다시 만나길.


나는 방송 종료 버튼을 눌렀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반으로 쪼개진 지구가 있었다. 이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더는 없지만, 내 마음만은 그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나는 얼마 없는 산소 게이지를 보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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