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타임



이 세계에 신은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한 사건 때문에 깨닫게 되었다.


빌어먹을.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았다. 한 걸음만 밖으로 나가도 온몸이 몽땅 젖을 기세라, 처마 밑에서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사람들 머리 위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잘못 봤나 싶었지만, 다시 봐도 그것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한 깨달음이 내 머릿속을 관통했다. 숫자는 사람들의 남은 수명이라고.


그러면 나는 어떨지? 유리창에 나 자신을 비추자, ‘1’이 보였다. 1초라니? 그것에 놀랄 틈도 없이, 빗물에 미끄러진 자동차가 나를 치었다.


다시 눈을 뜬 것은 어느 병원에서였다.

“당신이 한 선행 때문에 추가시간 부여했어요.”

간호사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찡긋거렸다. 머리에는 무한대의 고리를 단 채로 말이다.


그 사건 이후로, 나는 남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그녀를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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