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중국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문득 "나를 설레게 하는 것" 이 뭘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애써 생각하지 않고 힘써 고민하지 않으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하여 당분간은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제가 잃어버린 설렘을 다시 되찾아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에게도 그런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중국어"입니다.
무언가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는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것에 기울인 '진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어와 함께한 20대의 시간들이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진심'으로 매일을 살아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멀리하고 싶은 어려운 중국어, 누군가에게는 스펙을 위해 공부해야만 하는 중국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 중국어는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이유였고, 삶에 소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지금까지도 지켜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 관련 책 읽고 중국유학 블로그 보다가 밤잠 못 이루던 그때,
아는 것 하나 없는 한자로만 빼곡한 중국어 원서를 어루만지며 숨 막히는 고3 시기를 버텼던 그때,
뭘 좀 아는 것 같은 기분으로 입학한 중문과 수업을
듣고 난 중국어 바보였구나를 깨달았던 그때,
꿈에 그리던 중국 유학의 첫날 항주 절강대 땅을 처음 밟았던 그때,
모든 순간이 행복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가장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중국어와 늘 함께 했기에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었고, 오늘은 울지만 내일은 다시 해보자 다짐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저는 처음부터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어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체 언제쯤 중국인과 프리토킹하는 날이 올까
대체 언제쯤 자연스럽게 중국어로 말하는 날이 올까
대체 언제쯤 중국어를 교단에서 가르치게 될까
불안했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중국어를 잘했다면, 잘하지 못할 때 이 길이 아니라며 쉽게 포기했겠지만 0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제 속도대로 꾸준히 쌓아갔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잘하려는 마음보다,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자 원서를 읽습니다. “파랗다 푸르다 시퍼렇다 파르스름하다” 와 같이 한국어에도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 많이 있는 것처럼, 중국어 단어가 지닌 의미가 대화의 맥락 속에서 어떤 느낌을 표현할지 그 디테일을 따라가다 보면 또 새롭고 너무 매력적인 중국어라 느껴집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 좋아하는 언어로 된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순간에 문득 행복해집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이다’라는 말처럼, 나를 설레게 하는 순간을 작지만 자주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