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0일
우연찮게 울산 강동 몽돌해수욕장에서 펼쳐진 ‘제7회 울산 비보이 페스티벌’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춤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지만, 비보이들의 놀라운 움직임을 보며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동작 한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1대 1 댄스 배틀도 진행되었습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현란한 춤을 추는 댄서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각자의 춤이 끝나면, 세분의 심사위원분들이 승자를 결정하더라고요.
공연 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 MC분께서 재미난 퀴즈를 냈습니다. 1대 1 댄스 배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가 춤을 추는 동안, 다른 선수가 상대 선수의 춤을 보다가 손으로 바닥을 내려치는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맞춰보는 퀴즈였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한번 맞춰보시죠. 일단 저는 상대 선수의 춤을 보는 다른 선수가 손으로 바닥을 내려치는지도 몰랐어요. 그저 춤을 추는 선수에게만 집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나름의 추측은 ‘지옥에나 떨어져라!’ 뭐 이런 식으로 디스를 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정답은 상대 선수가 춤을 추는 과정에서 실수로 두 발이 바닥에 닿았을 때, ‘너 바닥에 발 닿았어! 심사위원님들, 얘 바닥에 발 닿았어요!’라고 실수한 선수에게는 조롱을, 심사위원님들에게는 어필을 하는 거라고 합니다.
재밌지 않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화려한 춤동작과 음악에만 정신이 팔렸지만, 이런 세세한 규칙과 신호를 알게 되니 비보이 배틀이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정교한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동작 한 동작, 눈빛과 손짓, 바닥을 두드리는 작은 행동까지 모두 전략과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춤을 추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 심사위원까지 모두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경기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비보이는 단순한 개인 퍼포먼스가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예술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앞으로 어떤 공연을 보거나 스포츠, 시합 등을 볼 때, 단순한 눈요깃거리로만 끝내지 않고, 그 안에 숨겨진 규칙과 의미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함께 즐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