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의 주말 이야기
경재는 아침 알람소리에 일어난다. 오늘은 시험이 있는 날이다. 11년 만에 시험장에 가본다. 11년 전에 토익시험이 마지막이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준비를 하고 나선다. 둘째가 운다. 아빠 가지 말라고. 같이 가고 싶단다. 할머니가 위로해 주며 아빠를 떠나보낸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오랜만에 들어가 보는 대학교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준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옛 생각이 난다. 대학시절의 좋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감독관이 들어온다. 예쁜 얼굴의 감독관이다. 괜스레 기분 좋은 일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시험지가 나오고 문제를 푼다. 처음엔 기분 좋게 풀었다. 감이 좋았다. 얼추 커트라인 넘기려나 기대감도 감돈다.
1차 시험이 끝나고 교실에서 간단히 김밥을 먹는다. 교실에서 먹는 사람은 그를 제외하고 아줌마 2명이 더 있다.
점심을 먹고 가져온 편의점 커피도 마신다. 그러면서 2차 공부를 해본다. 2차 공부는 한 달 전에 포기하고 1차에만 집중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2차도 의외로 머리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화장실에 갈 때는 CHAT GPT에 예상 시험 요약을 해달라고 했다. 아주 보기 좋게 알려준다. 결국 CHAT GPT 요약집만 보게 된다.
2차 시험이 시작된다. 처음 30분 정도는 쉽고 기분 좋게 진행했다. 근데 이후로 어렵다. 잘 모르는 게 많았다.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문제를 다 푼다. 2차까지 종료.
모두가 자리를 떠난 교실에 남아 그는 가답안을 온라인 카페에서 찾는다. 그리고 1차 시험을 채점해 본다. 1차만 합격하면 내년엔 2차만 시험이라 그래도 그동안 5개월 노력한 보상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채점해 보니 절망적인 점수다. 어찌 5달을 공부해도 점수가 똑같을까. 19년도 거 기출문제만 합격선이었다.
결론은 공인중개사는 그의 길이 아님을 확신한다. 공부를 해도 문제의 범위가 너무 넓다. 책 내용으로만 가능한 범위가 아니라고 느낀다. 언제까지 지겨운 공인중개사 공부만 할 수는 없다. 이제 다른 미래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5개월간 나름 최선을 다해 공부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하지만 배운 것도 있고, 좋은 점도 있었다. 먼저 도서관에서의 기분 좋은 시간들을 깨달았다. 도서관에서는 공부가 더 잘되고, 좋은 기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공부하는 동안 꽤 규칙적인 루틴으로 살았다. 게다가 공부하며 더 심해진 거북목의 예방을 위해 누워서 하던 핸드폰은 안 하게 되었다.
이번에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공인중개사 공부는 인강으로 하는 게 더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민법 같은 범위가 넓고 이해가 어려운 과목은 독학으로 꽤 힘들었다. 한글로 된 글인데도 이해가 안 된다. 예를 들어 ‘요하지 않는다.’ ‘정지 조건.’ ‘피담보채권의 가등기담보’ 등 한글로 되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시험 문제가 실무랑 너무 동떨어져서 나온다. 그냥 틀리게 하려는 시험 문제라는 느낌이다. 실무에서 나오기 힘든 지문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육아휴직 중 5개월간의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는 이로써 마무리되었다. 이젠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해야 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길 희망해야 한다. 갖고 있던 교재들도 당근에 판매한다. 그는 내일부터 또 좋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 보자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