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6세, 8세 아이들
일요일은 맞아 경재네 가족은 평화로운 늦잠을 기대했다. 하지만 부지런한 6세 예린이는 6시면 일어난다. 경재를 깨우고, ‘우유와 아빠 폰’을 외친다.
그러면 경재는 자연스럽게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상하목장 유기농 바나나우유’ 1개에 붙어있는 빨대 봉지를 뜯어내어 우유 팩에 꽂아 핸드폰과 함께 예린이에게 내민다.
예린이는 맛있게 바나나우유를 마시며 핸드폰으로 키즈 유튜브를 침대에 앉은 채 본다.
경재는 그 사이 다시 끊겼던 꿈나라에 접속한다.
하지만 예린이는 지루한걸 못 참고 1시간 이내에 다시 경재를 깨운다. 경재는 또다시 즐거운 꿈나라의 접속이 끊긴다.
‘아빠, 우리 거실 나가자.’
경재는 쉽사리 꿈나라의 네트워크를 완전히 끊지 못한 채 예린이에게 10분만, 5분 만을 외쳐댄다.
하지만 예린이는 군대 부대장처럼 엄격하고 규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사람처럼 ‘싫어, 나가자’를 외쳐댄다.
그런 예린이에게 일개 병사인 경재가 이길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예린이와 거실로 향한다.
평화롭지만 개운하지 않은 아침을 맞은 경재는 틈틈이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핸드폰을 한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놀이시간을 피할 수는 없다.
아이들은 어제 재미있게 했다며, ‘포켓몬 사다리 보드게임’을 가져온다.
경재는 기꺼이 아이들과 잠깐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리라 생각하며 게임에 참석한다.
주사위를 던져 열심히 마지막 목적지로 향하면 되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중간중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벌칙이 숨겨져 있는 게임.
총 5게임을 했고, 경재는 0번, 언니 예슬이는 2번, 동생 예린이는 3번의 1등을 하였다.
역시 게임은 아이들이 잘한다? 단순히 주사위 던지기 게임인데, 아이들이 운이 좋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만족감을 준 게임을 하며 경재도 많이 웃었다. 아이들이 잘되면 기쁘고, 또 본인보다 못하면 기쁘고, 아이들과의 게임은 그렇게 기쁜 과정들을 많이 겪는다.
아이들은 그런 단순한 게임을 너무나도 즐거워하고, 경재는 그런 단순한 게임을 너무나도 지루해하지만 간혹 즐거운 상황들을 겪으며 쾌락을 느꼈다.
이게 아이들과 어른의 차이인가 보다.
주말 중 일부의 적은 시간을 보드게임을 하며 보냈지만 그 짧은 시간에 3명의 가족은 깊은 유대감을 느꼈고, 또 다른 보드게임을 구매할까 하는 얘기도 잠시나마 했다.
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