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꿈과 자동차 사고

경재의 사건 이야기

by 도파민경제

경재는 어제 자기 전 위스키를 먹었다. 최근에 마트에서 구매한 글렌리벳 12년 산.
위스키를 4잔 정도 즐겁게 마시고는 침대에 누웠다. 위스키와 포도를 같이 먹었는데, 먹고 바로 누우니 배가 좀 무거웠다. 소화가 덜 된 느낌이다.
경재는 침대에 누운 채 소화가 좀 덜 된 거 같은데, 잠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것도 잠시 꿈나라로 빠진 경재.
꿈에서 경재는 커다란 뱀과 작은 뱀을 선물로 받았다. 4마리 정도였다. 누구한테 선물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4마리를 다 키우는 게 감당이 안되어서 가장 큰 뱀만 남기고는 3마리를 400만원 정도에 누군가에게 팔았다.
커다란 뱀이 밥을 잘 먹어서 금방금방 컸고, 가끔 경재를 물려고 했다. 경재는 무서워서 뱀의 목을 꽉 움켜잡고 입을 벌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가 경재가 판매한 뱀들 중 2마리가 작은 아이로 변신해서 경재에게 왔다. 그러다 잠에서 깨고, 아침 해가 떴고, 알람이 울렸다.
너무나도 생생한 뱀꿈을 꾸고서는 이것이 길몽인지 흉몽인지 기대반 걱정반 생각에 잠겼다.
길몽으로 생각하는 긍정 경재.
아침 자유수영을 하고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고, 글쓰기를 하고,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집으로 간다.
오늘 어떤 좋은 일이 있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고, 양차선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상가 앞에 철거하는 포터트럭 차들이 3대 정도 있었다. 정육점 1곳이 문을 닫는다던데 그 상가를 정리하는 차들이었다.
그중 1대가 이제 뒤로 후진하며 나가려고 하면서 경재의 오르막길 도로의 절반을 차지한 채 오르막을 올라오는 차들을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멈추었다.
옆으로 조심히 지나가라는 듯이 도로의 절반을 차지한 포터는 그대로 멈추어있다.
그냥 나오던 길 그대로 다시 상가 쪽으로 들어가면 도로를 점유할 일도 없고 오르막을 오르는 차들도 잘 지나갈 텐데 굳이 그렇게 도로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다.
경재의 앞차가 도로의 절반정도의 길을 아주 조심히 포터 차를 피해 지나갔다.
그다음 경재 차례.
경재의 차도 간신히 차의 앞쪽은 포터를 지나갔고, 뒤쪽마저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차 오른쪽 뒷바퀴 위가 포터의 뒤쪽 모서리에 긁히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포터가 그새 움직였던 것이다.
경재는 그대로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렸다.
포터 운전기사도 내려서 내 차를 보더니 막 한숨을 내쉬면서 절규를 한다.
경재와 포터 주인은 서로의 보험을 불렀고, 보험회사 차가 와서 경재의 차 상태를 보았다.
예상 견적 400만 원.
꿈에서 뱀 3마리를 팔고 400만원을 받았는데, 왜 현실은 차 부서진 값이 400만원 나올까.
보험회사 측은 블랙박스와 사고 사진들을 찍어갔고, 과실 비율에 따라 서로의 금액이 나올 거라고 했다.
결과는 포터 측이 100% 과실.
경재는 렌트차를 대여했고, 15일 정도는 렌트차를 타고 다녀야 할 거라고 들었다.
오른쪽 뒷다리 쪽이 뜯겨나간 경재의 산타페 차량은 너무나도 아파했다.
정비소로 향하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경재도 마음이 아팠다.
어제 꾼 뱀꿈이 흉몽이었다니.
그래도 렌트차가 경재차보다 훨씬 신형이라 그나마 위안을 했다.
포터 주인에게도 사과를 받았다.
사고가 나고, 사고 처리를 하고, 과실을 따지는 그 3시간 정도가 경재에게는 풍선 바람 빠지듯이 영혼이 빠져나가는 시간이었다.
액땜이라 생각하고 다시 뱀꿈이 길몽이었다는 것을 조만한 좋은 소식으로 회답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