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문고를 가다

경재의 책 이야기

by 도파민경제

경재는 오늘도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수영장, 도서관, 첫째 하교, 첫째 탁구 강습, 둘째 하원을 차례로 진행한다.
아이들이 하원하면서 첫째는 아웃렛 내부의 영풍문고를 가자고 하고, 둘째는 아웃렛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한다. 그는 또 어디선가 돈이 세나 가는 소리를 듣는다.
결국 차키를 챙겨서 아이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배가 고파서 식당을 먼저 간다. 아웃렛에 더본코리아 전용 푸드코트가 있다. 저렴하고 더본코리아의 다양한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하다. 첫째는 미역국에 밥 말아먹는 걸 좋아해서 새마을 식당의 연탄불고기 세트를 주문하고, 둘째는 치즈피자와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주문한다. 아빠는 먹고 싶은 게 따로 있어도 아이 들 거로 충분해서 따로 추가 주문은 하지 않는다.

첫째는 워낙 밥을 잘 먹어서 한 그릇 순식간에 뚝딱이다. 그리고 추가로 파스타를 더 먹는다. 둘째는 밥을 잘 안 먹는데 본인이 먹고 싶은 건 잘 먹는다. 피자와 파스타를 오늘 역대 최고로 많이 먹었다.

배가 부른 아이들을 데리고 영풍문고로 향한다. 길치인 아빠는 여러 번 갔음에도 길을 헤맨다. 1층이었나 지하 1층이었나.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네이버지도에 검색해 보고는 찾아간다.

저번 방문 때는 아이들이 책은 구경만 하고 함께 전시되어 있는 문구들만 구매했다. 그래도 영풍문고의 문구들은 저렴한 편이라 안심하고 갔다. 근데 오늘은 아이들이 책들을 구경하고 책을 구매한다. 둘째는 한 번에 고르고, 첫째는 여러 책들을 고심하다가 결국 1권을 고른다. 기다리면서 아빠도 좀 둘러보다가 문학 코너가 보이길래 가봤다가 결국 1권 구매했다. 집에 아직 못 읽은 책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신상부터 거꾸로 읽기로 한다.

각자 1권씩 구매한 책을 들고서 주차장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의욕이 넘쳐서 차에서도 책을 읽겠다고 한다. 어두워서 못 읽을 거라고 선입견이 가득한 아빠는 아이들에게 조언한다.

책에 비닐이 씌워져 있어서 아이들은 달리는 차 안에서 비닐을 벗긴다. 그리고는 벗긴 비닐을 어디에 버릴지 아빠에게 물어본다. 아빠는 차에 있는 쓰레기봉투에 버리겠다고 달라고 뒷좌석으로 손을 내민다. 아이들은 비닐을 한 번에 벗기지 못하고 계속 찔끔찔끔 벗겨서 아빠에게 건넨다. 게다가 아이들이 호기심이 얼마나 많은지 계속해서 아빠에게 질문을 한다. 아빠는 질문에 답하며 생각하랴, 비닐 쓰레기를 받으랴 정신이 없다. 그러다 앞에 빨간불인데 못 보고는 지나쳤다. 아뿔싸. 카메라가 있었던가. 아빠는 금세 우울해졌다. 남자는 역시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있는 동물이다. 아이들의 질문과 비닐 전달에 정신이 나가자 운전에 집중을 못한 것이다.

집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저녁 늦은 시간임에도 씻지도 않고 책부터 읽는다. 아빠부터 먼저 씻으라며 독서에 집중한다. 결국 아빠가 먼저 씻고 나오고 아이들에게 씻으라는데도 독서에 집중한다. 결국 10분 정도 지나니 아이들이 오늘 사온 책을 다 읽었다. 아빠는 아이들이 기특하다. 첫째가 산 책은 시리즈 책이라 다음 시리즈를 또 사고 싶다고 한다. 알겠다고 아빠는 또 서점에 가자고 약속한다.

아이들이 서점에 가자고 얘기한 순간부터 서점으로 향하는 시간, 그리고 서점 안에서의 시간, 서점에서 집으로 오는 시간, 독서를 하는 시간. 서점과 책과 관련된 시간들이 모두 행복했던 경재네 가족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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