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마주친 어르신의 아침식사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3호선을 타고 종로3가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탄다.
며칠 전부터 종로3가 환승 구간에서 음식 냄새가 진동했다.
그 구간에는 식당이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의아했다.
아침 밥을 거르고 다니기 때문에 더 코를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우연찮게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어느때와 같이 환승을 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 순간 음식 냄새와 함께 뒤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연세가 있어 보이는 누군가 뒤돌아 서있었다.
그리고 서서 먹기 좋은 난간에 반찬들이 놓아져 있었다.
아침에 손수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는 듯 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뒷모습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았다.
어떤 사연으로 정성스레 싸온 도시락을 지하철 역 계단에 서서 먹고 있었던 걸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며칠씩이나.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부디 마음 아픈 사연은 아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