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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래 Sep 18. 2016

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150606(4) : 라오스 시판돈, 파오네 게스트하우스

 등에 각자 13킬로씩의 짐을 멘 우리들에게, 파오 아저씨네 게스트하우스는 너무 멀었다. 점점 어두워져 가는 길을 터벅터벅 걸으며 주위를 지나가는 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을 바라봤다. 방갈로도 있었고, 빌라 형식의 넓은 발코니를 지닌 집도 있었다. 다시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우리는 어느 곳에든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는 오로지 파오, 가이드북에서 저렴하고 좋다고 칭찬한 그 파오네 집으로 가기 위해 다른 숙소들을 모두 뿌리치고 그곳으로 향한 것이다. 


 드디어 돈뎃의 옛 다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멀지 않았다는 현지인의 말을 듣고 걸음이 가벼워졌다. 그리하여 몇 분 지나지 않아 우리가 도착한 파오네 게스트하우스는 방갈로 식이 었으며, 강변을 바라보는 대여섯 개의 방이 레스토랑과 함께 줄지어 있었다. 우린 그중 하나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방갈로는 넓은 목조 테라스를 포함하고 있었으며, 난간이 둘러진 테라스에는 넓은 해먹과 등을 기대 누울 수 있는 의자가 한 채 있었다. 방 안에는 넓은 침대 하나만이 덩그러니 있었는데, 그 위에는 거대한 모기장이 돌돌 묶여 천장에 걸려 있었다. 욕실은 작고 변기는 물 내리는 것이 없어 옆에 설치된 수도꼭지에서 받아진 물을 직접 부어 배설물을 쓸어내려야 했다. 


 우린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에 힘을 실어준 것은 강을 바라보는 멋진 전망과 해먹이 놓인 목조 마루도 있었지만 4만낍이라는 착한 가격이 전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하룻밤에 5달러라면, 이곳에서의 체류비용을 전격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우린 생각보다 이곳에 오래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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