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608(2) : 라오스 시판돈, 돈콘의 솜파밋 폭포
솜파밋 폭포는 매표한 곳에서부터 조금 더 걸어 들어가야 했다. 가지만 남은 이름 모를 나무들이 좌우에서 허리를 꺾어 아치처럼 심어져 있었다. 그 아치들을 따라 걷다보미 쏴아아 하는 폭포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살랑 불어오고, 곧 폭포의 얼굴이 내다보였다.
솜파밋 폭포는 흔히 우리가 아는 폭포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의 바위 사이를 층을 져 낙하하는 급류에 가까워 보였다. 다만 그 규모가 방대하여 메콩강의 거대한 수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위들 사이를 철썩이며 쏟아져내리는 폭포의 울음소리는 불규칙한 듯 규칙적이었다. 듣다 보면 어느새 고요한 가운데 일정한 음만 들리는 것 같았다. 쏴아아- 하고 요동치는 폭포를 바라보며 일종의 청량감과 시원함을 느꼈다.
물론 실제로 시원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폭포를 조망하는 길을 따라 설치된 울타리를 짚으며 조금 더 걸어가니 곧 커다란 초가를 얹은 레스토랑과 그 옆으로 이어진 방갈로들이 보였다. 방갈로라기보다는 초가를 얹은 일종의 정자들이었는데, 군데군데 나무로 만든 해먹이 걸려있고, 매트와 프리즘 모양의 베개가 놓여있었다. 게다가 그것들은 모두 무료로 사용 가능하였다.
몇 걸음 내려가 보니 야외 샤워시설이 있고, 그 밑으로 펼쳐진 백사장에 네트와 공 하나가 놓여있었다. 몇몇의 사람들이 백사장을 훑고 지나가는 강물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신이 나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들고 내려갔다. 옷을 훌렁훌렁 벗고, 주변 사람들에게 음악을 틀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한 뒤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강물은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몸을 물속에 넣으니 밖에서 땀 흘리며 햇빛을 쫓아낼 때보다 훨씬 쾌적하였다. 생각보다 물은 급하게 깊어졌는데, 겨우 삼 미터를 채 가지 않아서 득의 머리 위로 수면이 올라갔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나는 그 주변에서 얼쩡대며 물놀이를 즐겼다.
물놀이가 지겨워질 때쯤, 자리를 뜨려는데 마지막으로 물장구를 치던 득이 바위를 걷어 차 발등을 베였다. 얇았지만 길게 베어 피가 조금씩 새어 나왔다. 조심히 걸어 샤워부스까지 와 깨끗한 물로 씻어 내리고 방갈로에서 쉬었다. 맥주를 한 병 주문하여 마시는데, 벌레를 싫어하는 득은 방갈로에 벌레가 가득하다며 어서 떠나기를 바랐다. 맥주를 급히 마시고 일어나 다시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