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서울의 집을 정리했지만

by Gorae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났다.


그런데 태국에서 십여 년 지내보니 한국사회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가 여전히 밉고 원망스러운 맘도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스스로 역경을 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그렇지만 한국사회에서 행복하지 않은 분들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은 건 태어난 곳이 꼭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삶의 터전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어난 곳에서 계속 살면서 스트레스가 많고 행복하지 않고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꼭 당신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아직 자신과 더 잘 맞는 삶의 환경을 만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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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에게는 더 높아지거나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 즉 ‘향상심’이 중요하고 나 또한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다. 오늘을 희생하더라도 내일을 위해 매일 조금 더 성장하려고 하는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태국사람에게는 싸눅, ‘오늘의 행복’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


이런 국민성은 오래전부터 주어진 환경에 따라 만들어진 후 유전자에 각인된 것으로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나는 태국사람들의 삶에서 많은 걸 배웠고 한국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태국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서로에게 참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


휴가를 와서도 타이트한 일정으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태국사람들처럼 느긋하게 즐기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일단 나 역시도 그렇다. 그렇지만 역시 태국에서 살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이 많아서 한국에서 살던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참 많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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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히 서울에서의 삶과 완전히 멀어진 요즘, 서울에서 좀 더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하고 가끔은 그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태국에서 지금 행복하니 그걸로 됐다.


방콕에서 참 재밌는 일들을 많이 하며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에 최선을 다할 뿐 미래를 계획하지는 않는다.


방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다했다 싶으면 언제든 미련 없이 치앙마이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별일 없는 고요한 행복을 누리며 살 것이다.


내가 태어난 나라가 꼭 나와 가장 잘 맞는 곳은 아닐 수 있다. 물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곳을 찾는 도전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놓고 ‘떠나는 용기’가 필요하다. 십 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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