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빠진 날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어
커튼이 반즘 열어 젖혀진 내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슬며시 몰래 몰래 눈이 떠질 때까지 아무도 날 깨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궁금하지만 알고 있을 거야
내가 방 문을 열고 나가면 부엌엔 근사한 식사가 차려져 있겠지
자, 방문을 열거야
그럼 부엌엔... 아무도 없네?
그래, 예상했던 일이야
이제 내가 간단히 세수를 하고 방문을 열면
그곳에 언제 사놨는지 도저히 알아차리지 못했던 큰 선물박스가 책상에 놓여 있겠지?
자, 방문을 열거야
그럼 내 방 책상엔.. 아무것도 없네?
그래 이것 역시 예상했던 거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야
휴대폰을 켜면 아마 문자들이 와락 쏟아지겠지
모두들 내 답장만 기다리고 있을 텐데
자, 이제 휴대폰을 켤 거야
그럼 내 휴대폰은 조용하겠지...
알아
나도 안다고
이 모든 것 다 예상했던 일이야
그래도 맨 앞에 내가 했던 말 취소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