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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Sep 05. 2015

름름이 : 제 1화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구름 너머의 나라'에 사는 아주 작은 구름이의 이야기예요.

그런데 '구름 너머의 나라'가 어디냐고요?

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아주 비밀스러운 이야기인데 당신에게만 말해줄게요.


 우리가 매일 올려보는 저 하늘을 끝까지 올라가다 보면 그 하늘에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구름들이 있어요. 그곳이 '구름 너머의 나라'냐고요?

아니에요.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하늘은 '아래 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구름 너머의 나라'는 그보다 더 높은 하늘에 있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산을 올라 아래 하늘과 구름을 뚫고 높이, 더 높이 올라가야 비로소 볼 수 있답니다. 그곳의 구름은 우리가 아는 구름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요. 흰색, 하늘색, 민트색, 연보라색, 노란색 등의 다양한 빛을 띄고 있었고 모두가 한데 모여서 큰 땅을 이루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 양 어깨에 아름다운 날개를 가지고 있는 날개족과 구름을 관리하는 구름 치기 아저씨가 살고 있었어요. 구름 치기 아저씨는 매일매일 구름들을 깨끗하게 닦아주고 뽀송뽀송하게 관리해주는 분이었어요. 또한 구름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녀석들이 다른 곳으로 떠밀려나가지 않게 끊임없이 다져주고 지켜주는 일을 했답니다. 구름 치기 아저씨 덕분에 '구름 너머의 나라'에 사는 날개족들은 안심하고 구름을 땅 삼아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수십억 개의 구름들은 구름 치기 아저씨 덕분에 모두 단단한 한 몸이 되어서 '구름 너머의 나라'를 굳건하게 받쳐주고 있던 거죠. 그리고 모두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참 행복해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구름 치기 아저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주 작고 어린 구름 한 덩어리가 저 멀리 날고 있는 날개족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어요. 그리곤 옆에 얽기섥히 붙어있는 다른 구름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우리는 왜 이곳에서 이렇게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 하는 거야? 저 날개족 녀석을 봐.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는 멋진 날개도 있고, 집도 있고, 그리고 이름도 가지고 있잖아."


그러자 다른 구름이 이야기했어요.


"그게 바로 우리의 역할이니까. 우리가 이렇게 단단한 땅이 되어주니까 모두가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잖아"


그 말을 들은 작은 구름덩어리는 짜증 섞인 말투로 받아쳤어요.


"내 말이 그거야, 저 녀석들은 우리가 이렇게 더러운 땅바닥이 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잖아!? 게다가 우리는 왜 이름조차 가질 수 없는 거야? 나는 이런 인정받지 못하는 삶은 싫어. 따분하고 지긋지긋해. 아후 정말, 생각할수록 열 받네. 난 오늘부로 그만둘 거야."


화가 잔뜩 난 작은 구름덩어리가 자신의 몸을 하나 둘 떼어내며 이야기하자 다른 구름들이 말리기 시작했어요.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어딜 가려고? 네가 없어진걸 알면 구름 치기 아저씨가 분명 슬퍼하실 거야. 조금 있다가 아저씨가 오면  그분께 네 불만을 말해봐. 분명히 해결해주실 거야."


"아니, 이렇게 많은 구름들이 모여있는데 내가 없어졌다는 걸 어떻게 알겠어? 아마 아저씨는 눈치도 채지 못할걸?"


그렇게 작은 구름덩어리는 붙어있던 나머지 몸을 툭툭 떼어내고는 '구름 너머의 나라'를 뒤로 한 채 아래 하늘로 떠나버렸어요.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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