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 작은 구름덩어리는 자신의 이름을 '름름'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이름을 갖게 되자 왠지 자신감이 더 생기고 이제 정말로 멋진 구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름름이는 답답했던 맘들을 다 털어버리고 아래 하늘 이곳저곳을 누비며 세상 구경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다른 구름들과 묶여 단단한 땅이 돼야 하는 삶을 살아왔던 름름이는 아래 하늘의 구름생활이 정말이지 천국처럼 느껴졌어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는 모습이 름름이를 더욱더 거만하게 만들었어요.
특히 햇살이 좋은 날 자신을 향해 손짓하며 웃음 짓는 사람들이 참 좋았어요. 름름이는 그럴 때마다 사람들 앞에서 이모양 저 모양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사람들을 주목을 받았어요. 름름이가 모습을 바꿀 때마다 사람들은 감탄했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어느새 름름이는 '구름 너머의 나라'를 완전히 잊어버렸어요. 그날 저녁 해가 지평선을 넘어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았어요. 구름 너머의 나라에서는 해가 지지 않았기 때문에 름름이에게는 낯선 풍경이었죠. 지는 해를 바라보며 름름이는 아래 하늘에서의 첫날을 즐겁게 보냈어요.
다음날 름름이는 눈부신 햇살에 눈을 떴어요.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 많은 구름들이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어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타고 름름이는 다른 구름들 사이를 이리저리 비행하고 있었어요. 그때였어요. 저 멀리 덩치가 엄청나게 큰 구름이 름름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어요. 름름이는 아래 하늘에서 그렇게 큰 덩치의 구름을 본 적이 없었어요. 거대한 구름이 다가오자 어느새 다른 구름들은 그 자리를 피하고 있었어요. 름름이는 거대한 구름과 마주했어요. 다른 구름들처럼 비켜서지 않은 모습에 거대한 구름은 기분이 언짢아졌어요. 녀석은 름름이를 밀치며 말했어요.
"어떤 녀석이 버릇없이 이 어르신 앞을 가로막는 거냐. 모양새를 보아하니 꼭 날파리 같은데, 혼쭐나기 전에 어서 저리 비키지 못해? 이 꼬맹아?!"
름름이는 이름과는 다르게 겁이 났어요. 왜냐면 그 거대한 구름이 큰 손을 들어 자신을 파리 잡듯 내리칠 것만 같았거든요. 얼른 름름이는 그 자리를 떠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