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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Sep 16. 2015

름름이 : 제4화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름름이는 자존심이 매우 상했어요. 아까 그 덩치가 했던 말 중에 특히 '날파리', '꼬맹이'라고 했던 게 아주 못마땅했어요.


'예전 '구름 너머의 나라'에 있을 때 자신은 그보다 훨씬 더 크고 단단한 모습이었는데...' 하고 생각했지만 잠깐 자존심이 상했다고 다시 그 지루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기분이 언짢아진 름름이는 그날 저녁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구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이 고민했어요.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서 내 몸을 거대하게 키워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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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름름이는 자기보다 작은 구름들을 찾아 한입에 삼켜버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몇 주일이 지나자 름름이는 어느새 그 곳에서 가장 거대한 구름이 되어있었어요. 아래 하늘의 작은 구름들 사이에서 름름이의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갔어요. 이제 름름이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거대한 구름이 되어있었어요. 름름이가 거대한 몸을 이끌고 비행할 때면 소문을 들은 작은 구름들이 슬슬 자리를 피해 도망갔어요. 작은 구름들 뿐만이 아니었어요. 몸집이 작은 시절에 름름이를 무시했던 커다란 구름들도 자신들보다 더 거대해진 름름이를 보고 무서워서 꽁지를 빼고 도망가기 일쑤였어요. 름름이는 녀석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 름름이의 모습이 달라진 건 몸집만이 아니었어요. 그건 바로 름름이의 몸의 빛깔이었어요. 름름이가 아래 하늘의 구름들을 먹어 치우다 보니 연분홍 빛깔의 몸은 어느새 그들과 같은 빛깔의 흰구름이 되어 있었어요. 이제 름름이의 모습에서는 예전의 아름다운 빛깔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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