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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구름 Sep 19. 2015

름름이 : 제5화


 그러던 어느 날, 여전히 자신보다 작은 구름들을 삼키며 비행하고 있던 름름이 앞에 회색빛의 험상굳은 먹구름 무리가 앞을 가로막았어요. 자신감에 차 있던 름름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쳤어요.


"이런 날파리 같은 녀석들... 당장 내 앞에서 비켜,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를 삼켜버릴 테니까!"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그때였어요. 먹구름 무리들은 뱃속에 가지고 있던 번개를 쏘아대며 름름이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름름이는 무방비 상태로 그들이 퍼붓는 번개공격에 온 몸이 찢겨졌어요. 결국 름름이는 몸이 반토막이 되어 먹구름무리로부터 줄행랑을 치고 말았어요. 이 사건은 아래 하늘 구름들 사이에서 큰 이야깃거리가 되었어요. 보기 좋게 망신당한 름름이는 상처 난 몸을 이끌고 산 속 깊은 곳, 작은 마을에 숨어버렸어요. 숨을 수만 있다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서 숨고 싶은 심정이었죠. 온 세상 구름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숨어 지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름름이는 구름 치기 아저씨가 생각났어요.


'이렇게 더럽혀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나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름름이는 몸이 엉망진창이 되자 구름 치기 아저씨가 그리워졌어요. 그곳에서 아저씨의 부드러운 솔질을 받을 때 느꼈던 포근함을 생각하자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어요. 하지만 름름이는 이제 와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름름이야! 책임 있는 구름이라고. 이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더욱더 믿어야 해. 한껏 비웃어보라지. 모두에게 나의 의지를 보여주겠어!"


 름름이의 다짐이 얼마나 굳건했던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혼잣말을 했어요. 그렇게 산 속 작은 마을에서 숨어 지내던 어느 날, 름름이는 아주 작은 집 아궁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보았어요.


'그래! 바로 저거야!'


Copyright 2015. 고래나무왕(whaletreeking)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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