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 날, 여전히 자신보다 작은 구름들을 삼키며 비행하고 있던 름름이 앞에 회색빛의 험상굳은 먹구름 무리가 앞을 가로막았어요. 자신감에 차 있던 름름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쳤어요.
"이런 날파리 같은 녀석들... 당장 내 앞에서 비켜,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를 삼켜버릴 테니까!"
그때였어요. 먹구름 무리들은 뱃속에 가지고 있던 번개를 쏘아대며 름름이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름름이는 무방비 상태로 그들이 퍼붓는 번개공격에 온 몸이 찢겨졌어요. 결국 름름이는 몸이 반토막이 되어 먹구름무리로부터 줄행랑을 치고 말았어요. 이 사건은 아래 하늘 구름들 사이에서 큰 이야깃거리가 되었어요. 보기 좋게 망신당한 름름이는 상처 난 몸을 이끌고 산 속 깊은 곳, 작은 마을에 숨어버렸어요. 숨을 수만 있다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서 숨고 싶은 심정이었죠. 온 세상 구름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숨어 지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름름이는 구름 치기 아저씨가 생각났어요.
'이렇게 더럽혀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나를 보면 뭐라고 하실까...'
름름이는 몸이 엉망진창이 되자 구름 치기 아저씨가 그리워졌어요. 그곳에서 아저씨의 부드러운 솔질을 받을 때 느꼈던 포근함을 생각하자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어요. 하지만 름름이는 이제 와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름름이야! 책임 있는 구름이라고. 이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더욱더 믿어야 해. 한껏 비웃어보라지. 모두에게 나의 의지를 보여주겠어!"
름름이의 다짐이 얼마나 굳건했던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혼잣말을 했어요. 그렇게 산 속 작은 마을에서 숨어 지내던 어느 날, 름름이는 아주 작은 집 아궁이에서 올라오는 연기를 보았어요.
'그래! 바로 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