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싸움의 승자는 누구였을까요. 그건 바로 먹구름을 다 삼켜버려 기괴한 모습이 되어버린 름름이었어요.
름름이는 먹구름 무리가 쏘아대던 번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하나, 둘 통째로 삼켜버렸던 거예요. 드디어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구름이 되었다는 생각에 름름이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제 이 아래 하늘 어떤 구름도 감히 맞서지 못할 거란 생각을 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어요. 그렇지만 볼록해진 배 때문에 몸이 무거워진 름름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름름이는 자신의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어요. 너무 많은 먹구름들을 삼켰던 탓이었을까요. 름름이의 뱃속이 차가운 얼음으로 변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얼음은 급속도로 름름이의 몸 전체로 퍼지고 있었어요. 몸속에 있던 수증기들이 모두 얼어붙자 름름이는 너무 춥고 고통스러워서 죽을 것만 같았어요. 이대로는 죽겠다는 생각에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움직이자 얼어붙은 수증기들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들은 곧 녹아 비가 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름름이의 몸에 붙어있던 모든 얼음이 비가 되어 땅에 떨어졌고 세상은 온통 시원한 빗물로 적셔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