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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얀 Jan 01. 2021

2020년 하반기 회고&결심

절반의 직장생활, 절반의 백수생활

상반기 회고는 존댓말 모드였는데, 이번엔 왠지 반말로 쓰고 싶다. 할 말이 많아서인가.


I.하반기 회고


1.올해 하반기에 있었던 사건과 단상을 정리하자면


1)일에 대한 생각

상반기 회고에 “내게 주어진 상황에 휩쓸려가지 않고 중심을 찾고 싶다”라고 써두었지만 완전히 깨졌다. 사실 올해 이게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힘들었다. 일에 대해 여러 고민이 들면서 맴맴 도는 느낌이다. 10월말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10월에는 이를 받아들이고 글로 풀어내는 시간이 있었고, 11월에는 본격적으로 구직일기를 했다. 면접을 보면서 혼란스러운 시간도 있고 내가 아직 3년동안 일했던 순간을 스스로 콤플렉스로 느끼는게 있었구나 싶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이 구직과정은 오래 걸리리라 생각한다.

구직을 하면서 아쉬웠던게 내 업무 기록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했는지, 나는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가 부족하고 외면했던 부분을 실로 꿰어 나는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취업하면 어떤 일을 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록 - TIL today/this week I learn으로 꼭 정리해야겠다.


2)건강에 대한 위기감

상반기와 달리 운동을 그래도 열심히 해서 막판에 근력이 늘어서 힘으로 남편을 제압할 수 있게 되었는데, 위가 유난히 약해졌다. 내 몸이 낡은 것을 느낀다. 맥주를 마시면 그 다음날 머리가 핑 돌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다행히 3차 유행에 의한 집콕생활에도 줌으로 꾸준히 운동하고 있고, 음식은 편한 음식을 해먹기 시작했고, 지금 소복이 쌓인 이 영상을 복습할 때가 왔다.

4분기 내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1)요리 2)산책 3)리코더였다. 11월에 원서를 쓰는 동안 훅 겨울이 와버렸고,나가서 걷지 않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힘든 순간이 온다. 산책을 원없이 해보고싶고, 바다가 보고싶고, 키가 높은 나무가 그득한 숲을 보고 싶다.(어디선가 평창 리조트 영상을 보고 찜해두었다.) 그때까지 차곡차곡 모아둬야지.

아, 고기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식단에 원래 고기가 많았는데 고기와 맥주, 콜라, 커피를 자제해야 겠다. 이 영상에서 그랬지, 커피를 사먹을 거면 이게 얼마짜리 적금 이자인지 따지고, 먹으려면 세상 맛있게 100% 먹으라고.


3)심플한 사치생활 혹은 이웃집 백만장자

요즘 가장 관심이 있지만 공부가 필요해 말하지 않는 주제는 소비와 돈, 자산관리다.

소비에 대해 생각한 건 내가 아무래도 직장을 그만두면서 180만원의 실업급여로 살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4분기에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이부분은 이 글로 올려두었다.

또 남편이 개인적으로 자산시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도 이부분에 대해 조금씩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불릴 때 손해를 보지 않을까? 내게 필요한 보험과 투자는 무엇인가? 경제적으로 불안하지 않으면서 내가 조직에서 일하기 위해 안정적인 금액은 얼마인가?

나는 특히 자산관리 분야에 무지해서 올해 두 가지 손해를 보았다는걸 깨달았다. 1)남편 청약통장만 믿다가 내 통장의 요건을 채우는 데 실패해 놓친 청약이 많다는걸 이제 깨달았고(공공분양 전체를 날렸음. 여러분 통장만들자마자 2만원씩이라도 채워두셨어야 합니다). 2)연금저축보험과 펀드를 헷갈려 재직 중 가입을 못해 세액공제는 물건너갔다(그래서 얼른 취업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사실 문장줍기 등에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늘 돈에 대해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결제와 커머스 분야를 해보고 싶어 이쪽에 면접을 보고 떨어지기도 했다. 개인적인 성향상 꼼꼼히 데이터의 흐름과 정책 설계를 하는 쪽을 해보고싶어서기도 하지만, 결제및 페이/커머스/광고 도메인을 알지 못하면 인생에 손해보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도메인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사고방식이 도메인쪽으로 맞춰지므로, 나는 이 분야가 궁금하고 잘하고 싶기도 하다.


4.하반기 인상깊었던 책

인스타그램에 소개했지만 읽었고 좋았던 책을 정리하자면

1.케이틀린 도티,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장의사 유튜버가 작성한 책인데 인상깊었다. 이게 좋아 “죽음”에 관한 호를 만들었다. 이 작가의 생각에 귀기울일게 있어서 케이틀린 도티 특집호도 만들고싶다. 후속작까지 한번 다시 싹 읽어서 말이다.

2.최지은,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딩크에 대한 고민을 인터뷰로 풀어둔 작품인데,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답해둔 내용이 달라 흡입하듯이 읽었다. 인상깊은 등장인물은 “소연”인데, (사실 가명이겠지만) 나와 이름이 같아서인지 눈길이 갔다. 그녀는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재단을 세워 학교를 운영한다고 한다. 그 분의 사랑을 기억하고 싶다.

그 외에도 에세이 쓰려는 사람이라면 심심과 열심/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은 필독. 이건 문장줍기 이벤트로도 진행했었다. 


5.하반기 인상깊은 장면

이번에도 전부 실내 대신 공원이다. 날이 좋고 맑았던 날들.

첫 번째 장면은 9월 24일, 결혼기념일에 마곡나루역에서 서울식물원 전망대를 지나 가양대교까지 걸어가면서 보았던 강변북로의 노을.

두 번째 장면은 9월 29일, 유난히 붉었던 노을(아마 이 날 노을이 엄청나게 예뻤을 거다)

세 번째 장면은 서울숲의 한강을 보았던 장면

6.하반기 기억에 남는 모임

원래 하던 IT 여성 소모임 외에도 새롭게 시도한건

1)주목할 만한 서비스 인증하는 힙서비

2)뉴스레터 작가님과 그 외 출중한 에세이스트 분이 함께 글을 나누는 에세이 모임이다. 2-3주마다 한번씩 모이고 지금이 네 번째인데, 내일 모임인데 에세이도 얼른 써야지.


II. 2021년도 목표

슬로건 일은 대범하게, 나에게는 다정하게


방향

1.움직이고 야채  먹고 고기는  먹고 콜라와 커피맥주 자제하기

 -코로나시대라 잘 돌아다니지 못해서 몸이 뻐근해졌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아 겁이 나기도 한다. 나에게 다정하려면 아무튼반려병 책 말로는 내 몸에 좋은 것들을 쌓아야 몇 년 뒤의 몸이 좋아지는 거라나.

그리고 개인적으로 요즘 위염 증상이 잦아졌다. 이건 병원에서 약을 먹고 있고, 내년에 위내시경을 좀 해볼 요량이다. 콜라는 집에 궤짝으로 놓고 마시는 버릇이 있는데, 플라스틱도 많이 나오고 속에도 좋지 않아 줄이려 한다. 맥주도 속에 안 받아서, 자제하되 정말 기념일 급으로 기쁜날 하루 정말 맛있는 맥주를 먹을 생각이다. 올해는 크리스마스때 마셨더니 연말에는 패스.

(올해 마셨던 맥주, 미스터리 브루잉)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기를 줄이려 한다. 우선은 1)건강상 이유. 위가 좋지 않아 고기 볶음 요리를 잘 소화 못하는 것 같아 조리법을 바꾸는 것도 있고, 염증이 줄어든다는 간증기를 보아서. 2)기후위기와 탄소 탓도 있다. 하지만 완전 비건은 쉽지 않고 우선 내돈으로 붉은고기 덩어리  사먹기다. 1)밖에선 안 가리고 먹기(+비건 친구 만나면 나도 도전하기) 2)집에서 주시는 건 기쁘게 받기 3)가공식품에 들어간 고기는 안 가리기 (그러나 채담 만두, 카레 등등은 도전해보기) 3)나머지는 계란/닭고기 위주로 조금씩 먹기정도. 사실 생선은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우유는 이제 속에 안 받고.그래도 바꿀 수 있는 레시피는 바꾸고 줄일 수 있는 건 바꿔보려 한다. 예를 들어 고기 2덩이 넣었던 요리에는 1덩이만 넣어보고, 고기 안 넣고 채소로만 만들어보기도하고.  이 자리에 감자 당근 양파 양배추 토마토 상추 등등을 채워보려 한다.


2.일에 흠뻑 빠지기, 업무에서 기록을 하기

올해 항상 이게 아쉬웠기에, 일을 다시 한다면 일에 빠지기도 하면서, 내가 배운 점을 매일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번에 일을 하면서 내 안에 쌓인것들이 머릿속에 엉킨걸 보고 업무 기록이 아쉬웠다.


3.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기

한동안 나만 챙기고 혼자의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함께 하는 일들이 궁금하고, 나와 가족과 회사 외의 다른 세상들에 대해 챙기고 싶다.


4.연금저축펀드 들기

왠지 반복해서 말하는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중요하다. 2020년에 돈에 대해 몇 번의 실수를 한 것중 하나니까.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연금저축펀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얼른 다시 취업해서 세액공제 받으며 운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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