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이 좋아서

교대, 성악과를 거쳐, 이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를 다니며

by 완카이브

대학생 신분이 길었다.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교대를 진학했지만 배우고 싶은 게 교육 말고도 많았다. 그래서 타대학 성악과를 진학했었고 현재는 이화여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부모님은 내가 교사를 하길 원하셨기에 교대 이후의 선택에 있어서는, 예를 들어 성악을 공부하려고 하는 것, 새로운 대학에 입학하는 것 등에 반대하셨고, 그렇기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돈의 힘은 알고 있었다. 성악을 하고 싶었지만 나 말고도 오빠와 동생이 있었기에 돈이 무척이나 많이 드는 예술을 할 수는 없었다.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 당시의 나는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그래, 내가 돈을 벌어서 음악을 하자.’는 마음이었고 교대를 졸업한 그 해에 교대를 다니며 번 돈으로 동덕여대 성악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음악 입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라 지금 생각해 보면 불필요한 지출도 많았다. 그래도 어찌 됐든 성악이라는 분야에 터치를 하게 된 것만으로 마냥 기뻤다.


하지만 성악과 입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성악은 피아노 반주가 필요하고, 교수님과 주 1회 레슨을 받을 때 피아노 반주자와 동반하여 레슨을 받게 된다. 그것에 대한 비용은 등록금과는 별도이다. 한 학기가 끝나면 반주자분께 송금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 위클리 옷을 맞춰야 하고, 무대를 선다면 그에 대한 대여 등의 비용도 추가된다.

교대를 다니면서 부모님께서 지원해 주시는 등록금 찬스는 끝이 났기 때문에 등록금 감면 성적금에 올인해야 했다. 그래서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노력했고 70% 등록금 감면을 받기도 하였다. 어찌 됐든 아쉬움이 많았다. 돈 때문에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들과, 부족한 실력들. ‘내 노래를 듣고 누가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래 돈도 좀 더 모으고, 실력도 더 키워서 다시 돌아오자.’고 결심했고, 수능을 다시 보기로 결심했다.


돈이 부족할 때 돈을 대신하여 나에게 힘을 준 것은 기본기였다. 이대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을 봤을 때는 돈이 부족하여 수능특강, 수능 완성, 5개년 모의고사 기출문제집, 개념서 등 교재로만 공부했다. 책 값밖에는 들지 않은 것이다. 이대를 합격하면서 느낀 것은, 돈이 없다면 기본적인 태도,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돈이 부족하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어느새 세 번째 대학을 다닌 지 거의 3년이 다 되어 간다. 성악과를 자퇴하면서 결심한 것 (1. 돈을 모으자) (2. 실력을 키우자)이 얼마나 달성했을까.


돈과 관련해서는, 이대에서 과수석, 단대 1등 등을 하며 성적 장학금을 받고, 공강시간에는 초등학교 시간강사를 하고, 과외나 멘토링, 대외활동, 공모전 등에 나가며 돈을 모으고 있다. 최대한 절제된 소비와 절약을 하며 돈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성악 실력에 대해서는 매주 성악 레슨을 받고, 꾸준히 성악 연습 및 공부를 하고 있다. 기본 발성을 잡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정확한 발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직 노래로 누군가를 감동시키는 단계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때가 될 때까지 돈을 벌고 공부를 하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


성악을 전공하지 않음에도 성악에 이토록 진심인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나에게 음악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고 동기이다. 지금은 내가 음악에 감동을 받고 힘을 얻지만, 그래도 가까운 미래에는 내 노래로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삶의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


p.s. 유튜브 완카이브 채널, 성악 재생목록에 레슨 영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비공개지만 언젠가는 공개로 바꿀 것이다. 이것이 가까운 미래의 나의 목표이다. 능숙해져서 서툴렀던 시절이 아름다울 수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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