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요 가시리, 정석가, 그리고 동동에 나타나는 임금에 대한 칭송을 케이팝 내 귀에 캔디와 엮어 보았습니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위 증즐가 대평셩대(大平盛代)
- 가시리, 1연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대(先王聖代)예 노니 아와지이다.
– 정석가, 1연
德(덕)으란 곰배예 받잡고, 福(복)으란 림배예 받잡고,
德이여 福이라 하는 것을 바치러 오소이다.
아으 動動(동동)다리.
- 동동, 1연
고려가요를 수업하다 보면,
몇몇 작품에서 나타나는 후렴구나 시행(詩行)들이 생뚱맞다. 분명 이별의 슬픔과 한을 노래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가시리’처럼 태평성대(太平聖代)를 마냥 칭송하거나, 그래서 ‘정석가’처럼 이 좋은 시절에 놀고 싶다거나, 또 ‘동동’처럼 이렇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신 임금님께 복을 드리러 오라거나 하는 내용들이 그야말로 갑툭튀!
아무리 전제군주 시대라고 하지만 당시의 대중들이 애창하던 가요까지 이럴 필요는 없을 터, 뭔가 이상한 일이로다. (고려가요! 도대체 머선 129?)
그 찰나에 떠오르는 생각!
이 고려가요들이 궁중악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임금의 덕이 태평성대를 이룰 정도로 높다고 칭송하기 위해서나 나라가 태평성대를 이루었으면 하는 백성들의 염원을 담기 위해 추가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이게 고려의 서민들 가요이긴 하지만 임금 계시는 궁중에서 불려졌다는 걸 알고 나면 답은 바로 나온다. 임금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감히 그분의 치적을 제일 먼저 칭송한 후 노래를 불러도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날의 ‘내 귀에 캔디’ 즉, 임금님 귓가의 캔디 같은 달달한 마키아토 후렴구나 시행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때마침 ‘천재교육’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243쪽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고려 가요는 고려 시대에 민간에서 구전되던 노래이다. 그중 지금까지 전해 오는 것들은 궁중악으로 편입되어 전해지다 한글 창제 이후 음악서에 실려 정착된 노래들이다. <가시리>의 독특한 후렴구는 궁중악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담 우리도 학급 친구들끼리 서로 마음에 드는 말들을 많이 하고,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해주면서 살자고. 사회생활 잘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열공하는 게 곧 사회공부 잘하는 지름길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
고전문학을 공부하면서 우린 옛것을 통해 새로움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는 게 참으로 뿌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백지영과 2pm의 택연이가 불렀던 그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없네. 내 입에 캔디가 아닌, 내 귀에 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