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과 도로 사이
제목을 읽으며 리듬을 탔다면 당신은 나와 친구
절로 올라오는 흥겨운 춤사위는 잠시 멈춰두고,
얼마 전 아부지가 차를 처분하셨다.
아부지도 엄마도 운전대를 놓으신 지 몇 해가 지났다. 오빠네가 가끔 사용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주차장 한 구석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그동안 계절이 몇 번 바뀌었고 유난히 춥게 느껴진 올해 1월의 어느 날, 조용히 완자家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친정집과 가까이 살던 시절에는 아부지가 아침 일찍부터 나와 아이를 픽업하신 후, 출근하는 나는 지하철역에 내려주시고 아이는 아부지 손에 이끌려 친정으로 갔다. 엄마는 아이의 방과 후 수업이며 학원이며 부지런히 라이딩을 담당해 주셨다. 간단히 말해 우리 모자는 그 차에 대단히 많은 신세를 졌다.
물건에 크게 애정을 갖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차는 많이 낡았고 무엇보다 사용하는 사람도 없으니 이제는 커다랗고 무거운 고철 덩어리일 뿐이다. 더구나 심각한 주차난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치 생명체에 위해를 가한 것 같은 기분이 스치기도 한다. 머릿속 어딘가에서는 김동인의 '태형'이 둥둥 떠다녔다. (극 NF타입)
가족채팅창에는 처리과정이 짧은 설명과 사진으로 올라왔다. 나는 방바닥에 누워 일련의 사무적이고 담담한 과정들을 눈으로 좇을 뿐이다. 등은 따뜻한데 마음 끝이 약간 시리다. 사람도 물건도 결국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당연하건만 말이다. 차를 처분한 뒤 말소등록 구분에는 ‘수출’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금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당장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로 옮겨져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낯선 나라의 도로 위에서 처음 듣는 언어와 이색적인 풍경 속이지만 한동안은 여전히 달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곳에서도 꽃향기 맡으며 힘껏 달리기를.
그의, 혹은 그녀의 새로운 출발에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
어렵고 험한 길 헤쳐 나간다
희망과 사랑을 심어주면서
아하 신나게 달린다
귀여운 꼬마자동차 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