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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미녀 Aug 30. 2020

급하면 진다.

게다가 모르면 무조건 진다.

투자 생활 8년 차가 넘어가자 변화가 생긴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겠 병이다. 말 그대로 투자의 행동을 멈추면 잠시라도 견딜 수가 없다. 무언가 불안하다. 발 동동, 손톱 잘근 씹는 모습이 내 마음 상태이다.

그래서 수시로 무언가를 찾는다. 강의도 듣고 책도 읽고 공부를 한다. 그래야 지만 마음이 좀 편해진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불안증세라고 느낀 적이 많다. 나만의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여정을 차곡차곡 밟아나가고자 나름의 플랜을 마음에 깊이 새겨 넣었음에도 왜 이렇게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조급해지는지 모른다.

어느 일이건 마찬가지겠지만 투자에 있어서도 역시나 급하면 진다.

특히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행동하면 무조건 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내 투자 생활을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그렇다. 나도 철저하게 패배해버린 투자도 부지기수다.)

‘쉬어가는 것도 투자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아마도 나처럼 불안증세를 보이는 사람이나 마음이 급해서 큰 실수를 할지도 모르는 어떤 이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인 듯하다.

정말로 그렇다. 쉬는 것도 투자다. 

다시금 나는 이 명제를 내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특히 사람들이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자극한다. 이게 하나의 트렌드처럼 되어버려서, 최근 출판 업계에는 ‘밀레니얼의 투자‘라거나 ‘주린이들을 위한 주식 설명서’ 라거나 ‘첫 재테크 가이드’라는 주제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심지어 이것들을 포함, 경제경영서 그중에서도 재테크 서적이 베스트셀러를 점령해버렸다. 아마도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 집계 이래 이 정도로 재테크 서적의 비중이 높았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은 ‘걸음이 느린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출판 업계의 양상까지 바꾸어버렸다.

지금은 유동성의 시대. 투자에 새로 진입하는 것도, 열을 올리는 것도 좋다.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좋다. 저축 말고 더 많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좋은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의는 해야 한다. 소위 ‘묻지 마 투자’라는 것. 혹은 ‘가즈아(만 외치는) 투자’라든지 '안 하면 바보 취급당하는 유행 투자'라든지 말이다.

투자라는 행위는 오롯이 본인이 공부해서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말하던데 좋다더라, 누가 샀다니까 사야겠다더라와 같은 건 절대 금물이다.


처음 남들이 하는 것처럼 시작해서 돈을 벌 수는 있다. 상승장에선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지속되기는 어렵다. 그것이 ‘어떻게 왜 좋은 것’인지를 모르고 시작하니 언제까지 계속 좋을지 ‘를 절대   없기 때문이다.

또 투자의 종류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그때는 유효했지만 지금은 아닌 분명히 있지만 공부가 기반이 안된 사람에게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주식 많이 올랐는데 언제 팔아야 돼요’나 ‘아파트 가격이 꼭지는 아닐까요‘와 같은 질문들이 무수히 반복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은 비단 내 일상뿐이 아니다. 인생에 있어서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투자 생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나의 투자 행동 중에서 내가 스스로 만든 선택,  기준과 원칙에 의한 선택, 시장을 바라보는 나만의 , 나만의 투자 중요도와 같은 것들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꼭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이 자산을 왜 사려고 하는가?

왜 지금 사는가?

언제 수익을 실현할 것인가?

앞으로 이 투자는 유망한가?

내 결정이 잘못되었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가?

내 결정이 잘되면 그 이후의 플랜은 무엇인가?

투자의 최종 목표는 무엇이고 그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단계별 플랜이 있는가?


등. 투자 선택을 가르는 질문은 무수히 많이 만들 수 있다. 각자가 중시하는 것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답이란 없다.

하지만 오답은 있다. 오답은 특히 내가  질문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온다.


갈팡질팡을 부르는 투자 정보 홍수의 시대. 쓰다 보니 잔소리(?)가 되어 버린 것 같지만, 결국 내 진심은 모두의 투자 생활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은 맘이었다. 왜냐하면 투자자의 길은 생각보다 외롭고 불안하니까. 이 고독한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서. 그리고 다 같이 잘 살고 멋진 미래를 그리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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