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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금태 Mar 31. 2021

3월 이야기

3월, 함께 해줘 고맙습니다.

1) 3월의 음반 - 로저 이노 그리고 브라이언 이노(Roger Eno and Brian Eno) [Mixing Colours]

_ 록시 뮤직의 멤버이자 우리에겐 U2 앨범의 프로듀서로도 잘 알려진 브라이언 이노가 동생 로저 이노와 함께 한 앨범. 몽환적 앰비언트 사운드 속 서정적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잠이 오지 않는 깊은 밤, 홀로 거실에 나와 불을 끈 채 들으면 좋은 앨범이다.


2) 3월의  - 우라사와 나오키 '그리고 그리고  그린다. (서현아 )

_ 장장 12시간 38분, 14만 5천 자에 이르는 그에 대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하루에 한 꼭지씩 읽으며 작품을 넘어 한  명의 인간으로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중 [마스터 키튼]을 가장 좋아한다.


3) 3월의 영화 - 미나리 (감독 정이삭)

_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나쁜 사람 없는 착한 영화란 점이다. 선과 악의 대립이 없는 그냥 심심하게 흐르는 그런 영화. 심심해서 담백했고 그래서 좋았다.


4) 3월의 음식 - ' 괜찮아' 샐러드

_ 3월부터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샐러드를 만들어서 가지고 다닌다. 샤부샤부용 소고기를 구워 발사믹 소스를 뿌린 채소와 함께 먹으면 이게 나름 별미다. 부족한 탄수화물은 고구마로 보충한다. 유튜브 먹방을 틀고 눈으로 아는 맛을 음미하며, 샐러드를 먹는 시간. 난 괜찮다. 난 괜찮아...


5) 3월의 사진 - 지큐 인터뷰  오지 오스본

_ 어둠의 왕자도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지만, 인터뷰 속 그는 여전히 기백이 넘쳤다. 이제는 불 같은 전투력을 아우르는 여유마저 지닌 그가 오래오래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6) 3월의 일상

_ 대화를 함에 있어, 본인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사람을 종종 본다. 요즘은 그런 태도가 많이 무례하게 느껴진다. 서로 말을 하는 것과 대화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_ 얼마 전 약속이 생겨 퇴근 후, 강남을 갔다. 생각하니 약속을 잡고 단 둘이 누군가 만나는 게 올해 들어 두 번 밖에 안 되는 것이 아닌가. 2021년 집, 회사, 헬스장 나 꽤나 건전하게 살고 있다.


_ 극장 광고 속, 사람들이 가득 모여 환호하는 화면을 보며 뒤에 앉은 누군가 말했다.

"옛날에는 우리 다 저랬는데."

우리가 모여 무언가를 즐기는 일이 '옛날'이 되었다는 게 문득 공포가 느껴졌다. 모두가 마음 편히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_ 가끔 건강하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 일을 내 일상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것. 직장 내에서만 일에 집중하고, 일상에서는 내게 집중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내가 건강하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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