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금태 Apr 30. 2021

4월 이야기

4월, 함께 해줘 고맙습니다.

1) 4월의 음반 - 후쿠이 료(Ryo Fukui) [1977]

_ 후쿠이 료는 내가 지난해 가장 많이 들었던 재즈 피아니스트다.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아련함이 밀려온다. [1977]은 1977년 6월 8일 삿포로의 재즈 라이브 하우스 비드로에서의 트리오 실황을 담았다. 그의 대표곡인 <Mellow Dream>과 더불어 후쿠이 료 스타일로 재해석된 <Love For Sale>이 인상 깊다.


2) 4월의 책 - 은수저 (아라카와 히로무 저)

_ [강철의 연금술사]로 스타덤에 오른 아라카와 히로무의 본격 청춘 농업고등학교 활극(?) [은수저]가 지난해 8년 만에 15권으로 완결됐다. 마지막 권을 구입하고 이번 달에야 1권부터 정주행 할 수 있었다. 사실 1월 이야기, 2월 이야기하는 이 매거진의 제목도 [은수저]의 챕터 구성인 봄 이야기, 여름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청춘, 꿈, 친구, 가족, 도전, 좌절, 갈등, 사랑 우리가 뻔하게 입에 담는 이야기가 전개 된다. 하지만 이 뻔함에 눈물겹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3) 4월의 영화 - 람보 (감독 테드 코체프)

_ 어릴 때 가장 궁금한 것은 람보와 코만도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였다. 그리고 그 정답은 아직도 모르겠다. 다시 본 람보는 그 주제의 무거움에 마음이 답답해지는 기분이 느껴졌다. 유치한 질문을 던지며 궁금했던 어릴 때와 달리 이제는 세상의 이면을 아는 어른이 되었나 보다.


4) 4월의 음식 - 고등어봉초밥(사바보우즈시)

_ 이 달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심야식당 기억에서 먹은 고등어봉초밥이다. 신선도가 중요하고 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4월이라,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불로 살짝 그을린 고등어에 들깨와 고추냉이를 곁들여 김으로 싸 한입 딱! 기름진 고등어의 풍미와 들깨의 달콤함, 고추냉이의 코끝 찡함이 잘 버무려져 입안 가득 감동이 흐른다. 또 먹고 싶다.


5) 4월의 사진 - 함께 찍은 사진

_ 함께 찍은 사진을 본다. 4월에는 특히 더 많이 본다. 상투적 표현이나 시간이 흘러도 마음은 여전하다.


6) 4월의 일상

_ 기념일을 맞아 3일간 전국을 돌아다녔다. 공주-> 부여-> 군산-> 구례-> 여수-> 진주-> 안동-> 인천까지 보고 싶은 ,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달려갔다. 생각하니 녀석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가 함께 가는 마지막 여행지는 어디일까.


_소소한 일상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요즘이다. 생활에 일정한 루틴을 주어 그것을 지켜 나가는 하루하루가 고맙다. 나를 돌보는 하루가 쌓여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꿔본다.


_ 상대방에게 하는 말이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의 말은 필연적으로 상대방 기분에 영향을 준다. 내가 중심이 되는 말이 아닌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고 조화를 이루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연습은 언제나 필요하다.


_ 가끔 찾는 절은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안겨 준다. 왜 아버지가 한두 달 절에 들어가 계셨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마음의 혼란하고 불안할 때 마음을 닦으러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3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