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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Jun 25. 2016

사랑의 경계선

금기는 뜨거운 땔감이 되고

 사랑에 필수적인 요소는 금기의 침범이다. 당연하게 일어날 일이 일어나기만 한다면, 우리의 사랑은 뜨거울 수 없다. 최초에 시작하는 요소는 단순한 흥미, 호감이었지만, 전부를 알게 된다면 그 다음이 궁금하지 않다. 다음이 없는 호감이란, 그저 거기서 그칠 뿐. 우리 사이를 뜨겁고도 특별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없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와 관계의 삐그덕거림은 흔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더욱더 불타는가, 꺼지고야 마느냐. 흡사 불씨에 바람을 지피는 것처럼, 우리의 욕망을 자극시키는건 어디까지나 '할수없음'의 금기다. 

 '조금만 더... 이것만 극복하면...'


 바로 앞에 놓인 장애물을 넘고자 하는 욕망의 에너지가 사랑을 더욱더 깊이 타오르게 한다. 밀당의 정석은 상대방에게 벽을 만들어주고, 금기를 제공해주는 부분이 핵심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영화 속 아가씨처럼, 우리 삶에 극적인 요소가 있다면 사랑이 싹트기 쉽다. 하지만 너무나도 밋밋한걸. 이를 알기에 우린 본능적으로 상대를 밀어내고도 갈망한다.


 잘해주기만 하는 사람에게 질리는건 당연하다. 이쪽에선, 아무런 장벽을 만날 수 없으니. 사랑을 하고 싶지만, 하고 싶어도, 상대가 아무런 계기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착하기만 한 남자'란 결국, 연애에서만큼은 '나쁜 남자'다. 여자를 설레게 하지 못하니.

 영화 아가씨에서 숙희가 사랑한 히데코. 히데코와 숙희의 사랑. 그들의 사이에는 상식을 초월한 벽이 이미 형성되어 있다. 여성과 여성, 하녀와 아가씨, 부자와 거지, 지성과 무식이라는 금기. 그리고 사랑은 금기를 촉매삼아, 커진다. 이쯤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생각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타오를 수 있다. 끈적이는 덫에서 풀려나려는 생쥐처럼. 운명을 걸고 더더욱 달려나가게 된다. 

 

 사랑은 벽을 타고 자란다. 지금 둘 사이를 갈라놓은 장애물이 있다면. 커다란 사랑을 만나기 위해 준비된 땔감일지도 모른다. 사랑하기엔 환경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포기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용기를 내보자 ㅎㅎ 더 큰 사랑을 주기 위해서, 누군가는 일부러 상대에게 금기를 만들어두기도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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