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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Jun 20. 2016

심심한 사람들

마음껏 놀면서 자기계발까지 된다면 참 좋겠다...

 이 시대의 화두는 단연 심심함. 우린 태어나서 자란지 어언 수십년이 되어가는 동안, 혼자 즐거워지는 법을 잃어버렸다. 직장에 일할 때면 휴일을 고대한다. 학생들은 빨간날을 기다린다. 시험이 끝나면,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정말 제대로 놀거라 다짐한다.


 과연 그리 되던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 더 잘 놀고 싶은데, 어째 심심한 느낌은 가시질 않는다. 그 순간은 조금 짜릿했지만 이내 밀려오는 한심한 자책감. 


'나 이렇게 계속 놀아도 되는걸까. 이쯤하고.. 다시 미래를 준비해야..'




 결국 어디서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를 인생. 정답이라도 있으면 힘차게 나아갈거라 믿고 달려왔건만, 허무한 현실의 씁쓸함이 덥쳐온다. 그리, 제대로 살아내는 순간은. 적어도 심심하지 않은 인생은 누가 제공해주는 걸까. 남에게 의존해선 끝이 없다.


 기껏 한다는 게, 영화보기, 책읽기, 음악, 여행 뿐이다. 여기서 친한 친구들이 있으면 술을 마시거나, 클럽에 가서 밤새 몸을 흔든다. 그리고 몰려오는 피로. 쉬는 시간조차 피곤한 '작업시간'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어쩔 수 없다. 종류만 바뀔 뿐, 책읽기라는 행위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음악 듣기도 영화보기도. 도대체 얼마나 좋은 영화나 듣기좋은 음악을 만들어내야 우리가 행복해질까나. 기껏해야 2시간 집중한 후에 돌아온 일상은 견디기 힘든 권태로 가득차있다.

분명 놀 수 있는데. 못먹어 죽을 것도 아닌데. 언제부터인지, 인생이 그리 힘들어지고 빡빡해진게. 다들 그리 산다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 최소한 일을 안하고 놀고 싶을 때면, 하루하루 신선하고 재미있는게 넘쳤으면. 


 지금은 아니지만, 그랬던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매일 울고 웃던 시절. TV예능보다 극적이던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다. 바로. 학교에 들어가기 전. 골목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때. 만나면 좋은 친구들과 모여, 아무 걱정없이 뛰어놀던 때. 어른이 되었으니, 이 기쁨은 잊어야 하는걸까.


어른들을 위한 골목. 놀이터. 단지, 놀기만 하려면 어른들은 쉽게 싫증을 낸다. 갈 곳이 많다. 아이들은 맨날 가던 아파트 놀이터만 가지만, 어른들은 마음 붙일 곳 하나 없다. 여기가 좋다면 여기를 가고 저기가 좋다면 저기를 간다.

 우리들을 위한 놀이터. 언제나 찾아갈만한 곳이 되려면, 놀고 나서 개운함, 그리고 내 인생의 발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곳이어야만 한다. 어른들은 언제나 더 나은 자신이 될것을 강요당하니까. 아이 때보다 복잡해진 삶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곳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사교클럽이 하나 생겼다. 뜻있는 회원들이 모여 보증금을 나눠내고, 회비를 걷어 월세를 충당한다. 주말이면 모두 모여 십시일반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중이다. 


 이번 7월부터 회원을 받는다고 하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가입을 신청해보자. 

문의는 ppunch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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