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자발적
우리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와 동시에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존재이다.
'홍연과 백연' 中
억지로 사랑해야만 한다면 자발적인 애정은 기대할 수 없다. 아니, 애초에 불가능하다. 우리의 마음만큼은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한 열리지 않는 철옹성이다. 말도, 표정도, 행동도 마음대로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겠지만, 내면의 감정만큼은 어찌할 수 없다.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권력을 통한 쟁취. 모순되고 비틀려진 접근이다.
얼마나 더 이뻐지면
-> 이쁜 사람을 만나야 참사랑이라는 주변 상황적 강요
돈을 왕창 벌어서 마음을 사로잡겠다
-> 돈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사회적 상식의 강요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날 사랑한다
-> ...
물론, '현실적인' 이유로 유리한 고지를 취할 수 있다. 미모가 아주 뛰어난 여자는 남자에게 갑의 입장에 설 기회가 많다. 돈이 많거나 능력있는 남자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이성들이 자신을 원할 뿐더러, 함께 삶을 살아가는데 큰 기쁨과 힘을 줄 수 있다.
그런데..다들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마다.
여기 초미녀에 학벌, 집안을 겸비한 여자가 맞선을 나왔다. 당연히? ㅋㅋ 그녀는 남자가 자신을 사랑해주고, 뭐든지 들어주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다보니..선을 조금 넘을 수 있다.
"나는 이 정도는 되는 사람인데, 너가 날 만나려면 당연히 이런 것들은 하는거 아냐? 당연히 신경쓰고 데이트 비용내고 그러는거 아냐? 너가 해준건 전 남친들도 해왔던거야. 안하는게 이상한거지. 그러고 보니 넌 왜 이거 안해주니? 바보야?"
이 순간 남자의 애정은 식는다. 단지, 연애에서 뿐일까.
수험생에게는 그토록 간절한 시험이.
김과장이 피터지면서 원하던 승진이.
모두 그렇다.
우리가 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았던 이유는.
내 자신의 삶이건만, 뜨거운 열정으로 달려가지 못했던 이유는.
모자라거나 게으른, 병신같고 한심한 새끼라서가 아니다.
강요된 사랑의 요구에
자발적인 사랑과 살아갈 열정이 식었을 뿐.
그러니..
사교클럽 유리창 회원들은 항상 이 말을 달고 산다.
"억지로 해야만하는게 사랑이라면 어찌 내게 기분좋은 설렘을 바라는가
나는 거부한다. 그냥 욕을 쳐먹겠다."
오직 그 때만에 우린 온맘다해 사랑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