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공연, #Close to you 후기
사람이 내면을 온전하게 표현하는 법이 드물다. 타인의 성격에 대한 이해도 그래서 어렵다. 꽁꽁 싸매고 있는 내면의 상태는 스스로도 모를 때가 많다.
아무말 않고 있던 사람의 격정을 목격하곤 한다. 의외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은은하게 타오르는 불꽃이라고 표현한다. 극진 가라데의 대가 최배달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조용히 타오르는 사랑이 아름답다.' 오늘 공연의 정서는 그러했다.
공연 포스터가 센스있다. 건반을 다루는 두 사람이라서 더욱 돋보이는 디자인. 산뜻하다.
공연 중, 진 차일드후드가 살짝 눈물을 보였다. 자취하다가 몸이 아파서 20명한테 연락했는데 아무도 안 와줬다고 한다. 전부다 귀향했다고. 가끔 그럴 때가 있다. 객지에서 생활하다가 아프면 몹시 서럽다. 군대에서 진짜로 신체가 맛이 갔는데 아무도 안 믿어줄 때처럼.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 진 차일드후드의 공약이 있다. 공연장에서 내뱉은 말이니까 함부로 번복할 수 없을거라고 본다. 아픈데 누구도 안온다고 하면 찾아와 준다고 했다. 먼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나에게는 커다란 희소식이다.
농담 반 진담 반. 나중에 페북 메시지를 한 번 보내봐야겠다는.
공연장의 공기는 가라앉게 되었지만 노래는 그렇지 않다. 물도 끓기전에 조용히 뜨겁다. 문형배 씨의 감성 또한 그랬다. 나지막히 들리는 음성에 살짝 졸고 말았다. 깨고보니 쿠과광하며 현격히 다른 무대가 펼쳐져있었다.
때때로 조용한 사람이 격정적이다. 공연에 참여하다 보면 새삼 주변 사람들의 특징이 떠오르곤 한다. 말없는 사람들. 흔히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으려니 하지만, 그 사람의 내면에선 태풍과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을지 모른다.
사람의 속마음은 모른다. 고요한 인상의 문형배 씨의 내면이 풀어나온 음악은 그러하다. 오븐에 들어가서 녹아내린 피자 치즈마냥 고소하고 달콤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