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습상속과 유류분의 관계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
대습상속이란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혈연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사위나 며느리의 상속권이 인정되는 것은 민법 제1010조에서 대습상속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대습상속이란 ‘상속인이 되어야 할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으로 인하여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경우에 그 자의 직계비속이나 배우자가 그 사망자나 결격자에 갈음하여 그 순위의 상속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 아들의 상속인인 손자와 며느리가 아버지의 사망 시에 아들의 몫을 상속받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혈연주의 때문에 대습상속을 둘러싸고 종종 갈등이 발생하곤 합니다.
대법원에서는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증여를 받은 후 불과 4달 후에 먼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상속을 포기한 대습상속인의 유류분반환의무에 대하여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실무적으로도 대습상속인들이 상속포기를 하거나 요구받는 경우가 많아 참고할만한 판결이라 생각됩니다.
<사실관계>
피상속인은 자녀로 5남매를 두었고, 피상속인의 장남은 2011. 6. 28. 사망하였고, 피상속인은 2015. 10. 29. 사망하였습니다.
피상속인의 대습상속인 이었던 큰며느리와 손주(장남의 부인과 아들)는 2015. 12. 7.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포기를 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형제들은 장남이 피상속인으로부터 부동산과 현금을 증여받아 본인들의 유류분에 부족이 생겼다는 이유로 장남의 대습상속인인 큰며느리와 손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안에서 주로 문제된 것은 피대습인(장남)이 대습원인 발생(사망) 이전에 피상속인(아버지)으로부터 생전 증여로 특별수익을 받았는데 대습상속인(큰며느리와 손자)이 상속인에 대한 대습상속을 포기한 경우에 장남이 생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생전 증여에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관련법률]
제1008조(특별수익자의 상속분)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
제1113조(유류분의 산정)
①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
②조건부의 권리 또는 존속기간이 불확정한 권리는 가정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평가에 의하여 그 가격을 정한다.
제1114조(산입될 증여) 증여는 상속개시전의 1년간에 행한 것에 한하여 제1113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가액을 산정한다.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는 1년전에 한 것도 같다.
제1118조(준용규정)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의 규정은 유류분에 이를 준용한다.
대습상속인의 특별수익
민법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수증재산이 상속분에 달하지 못하는 한도에서만 상속을 인정합니다. 이것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것입니다.
대습상속의 경우에도 피대습인이 생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특별수익을 받은 경우 대습상속이 개시되었다고 하여 피대습인의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대습상속인의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한다면 대습상속인은 피대습인이 취득할 수 있었던 것 이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피대습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로 특별수익을 받은 경우 그 생전 증여는 대습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속을 포기한 대습상속인의 지위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118조는 민법 제1008조를 준용하고 있으므로,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생전 증여로 민법 제1008조의 특별수익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민법 제1114조가 적용되지 않고, 그 증여가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또는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증여를 받은 재산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안에서와 같이 피상속인으로부터 특별수익인 생전 증여를 받은 공동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민법 제1114조가 적용되므로, 그 증여가 상속개시 전 1년간에 행한 것이거나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경우에만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고, 상속포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상속포기자에게는 민법 제1008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안에서 장남은 아버지의 상속이 개시되기 무려 4년 전에 증여를 받았으므로 그 재산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았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포함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