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함'의 가벼움을 넘어, 진정성의 무게를 감당하라
와, 저 카페 진짜 힙하다
그 브랜드 완전 힙해
요즘 저 동네가 힙하대
라는 말들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F&B와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힙함'은 가장 중요한 마케팅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감각적인 공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비주얼, SNS에서 화제가 되는 콘셉트가 브랜드의 성공 공식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2025년 10월, '힙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극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감각적인 공간으로 인기를 끌던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서 근로자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화려한 브랜드 이미지 이면의 실상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의존하고 있는 '힙함 중심 마케팅'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과연 '힙함'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힙함만으로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충성도 높은 팬덤을 만들 수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힙(Hip)하다'라는 표현의 어원은 1940년대 미국 재즈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재즈 문화에 "정통한(knowing)" 사람을 뜻하는 'hep' 혹은 'hip'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어원이 무엇이든 핵심은 동일합니다. '힙스터(Hipster)'란 주류 문화와 구별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였습니다. 즉, '힙함'의 본질은 '주류(mainstream)가 아닌 것',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아는 차별성'입니다.
한국에서 '힙하다'는 표현은 2010년대 중반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트렌디하다', '쿨하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점차 그 의미가 확장되고 세분화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힙하다'는 표현은 2010년대 중반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트렌디하다', '쿨하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점차 그 의미가 확장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힙하다'는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 빠르게 새롭고 특이한 것을 찾아내는 안목을 의미하기도 하고, 주류 문화와는 독립적인 개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노력하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과 날것의 매력을 지향하며, 특정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향유하는 깊이감을 선호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원래 힙스터 문화가 '비주류 문화를 따라가는 계층'을 뜻했던 반면, 한국에서는 의미가 정반대로 뒤집혀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자체가 '힙함'이라는 개념의 근본적인 모순과 한계를 보여줍니다.
또한 지금의 힙함은 너무 가볍습니다. 한 장의 사진, 한 줄의 문장, 한 번의 협업으로도 ‘힙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소비되고, 또 빠르게 잊히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음악·산업평론가 차우진은 그의 저서 <마음의 비즈니스>에서 아이돌 팬이 되는 과정을 5단계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아이돌뿐 아니라 브랜드의 팬덤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효과적인 프레임워크입니다.
1단계: 접촉(CONTACT) - 브랜드나 아티스트를 처음 만나는 단계입니다. 우연한 노출이나 추천을 통해 존재를 알게 됩니다.
2단계: 몰입(DIVE) - 관심이 생겨 본격적으로 빠져드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힙함'입니다. 세련되고 트렌디하며 남다른 매력이 눈에 띄어야 계속 즐기게 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 비주얼, 분위기가 '와, 이거 뭔가 다른데?'라는 첫인상을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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