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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박사 Nov 03. 2022

13.미국 국회의사당 방문기

이른 하교 날에는 현장교육으로

내셔널 몰 (National Mall)은 워싱턴 DC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서쪽 끝의 링컨 기념관에서 동쪽 끝의 미국 국회 의사당까지 2km 이상 뻗어 있는 공간을 뜻한다. 십 년 전에 내가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쇼핑몰인 줄 알았다. 우리 집에서 이곳까지는 차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단기로 여행을 오신 분들은 이곳에 유명한 몇 곳을 선정하여 관람을 하시는데, 걸어 다니니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나에게 어린아이가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그 뒤로 한 번에 한 곳만 집중해서 보자. 이런 마인드로 이곳을 방문한다.  


                   

나는 2017년 막둥이를 임신하고 이곳에 학회 참석차 혼자 와 본 경험이 있다. 2019년도에는 미국에 혼자 지내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아이 세 명을 데리고 방문했었는데, 그때 우리는 차가 없어서 국회의사당 앞쪽의 호텔에서 2박을 하고 도보로 투어를 했었다. 그때 마지막 코스가 국회의사당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작년 2021년 1월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했다가 진압된 사건을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드디어 이곳을 아이들과 관람하게 되었다.      


              

이곳은 당일 방문객(same day pass)도 갈 수 있지만, 나는 아이들이 이른 하교(중학생은 11시 22분에 수업이 끝나고, 초등학생은 12시 10분쯤 수업이 끝난다.)를 하는 날에 맞춰 오후에 방문 예약을 마쳤다(미국 공립학교는 이른 하교 날도 많고 쉬는 날도 많다.). 미국에서 명소를 방문하거나 여행을 갈 경우, 항상 주차를 어디에 해야 할지 걱정이 된다. 특히 이곳은 주차하기가 아주 힘든 곳이라 미리 지인에게 문의하여 방법을 찾아냈다. Spothero에서 근처 주차 가능한 빌딩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곳은 사무실을 겸한 주차건물 같았다. reserved라고 적혀있는 주차 공간이 많이 보였다. 나는 힘들게 p3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상으로 올라왔다. 로비는 여느 고급 호텔처럼 고급스러워 보였다. 이날 1시: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예약을 하고 사전에 16.85달러를 지불했다. Spothero를 이용하면 예약증에 QR코드가 나오는데, 여긴 직원이 직접 확인한다며 코드가 나오지 않았다. 

*273 2nd Street Northwest Washington, DC 20001    

 

 

              

이곳에서 0.4마일을 걸으면 국회의사당인데, 어디로 진입을 해야 하는지 너무 넓어서 금방 보이지 않았다. visitor center라는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는데, 저쪽으로 가서 아래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줬다. visitor center는 지도에서 볼 때 동쪽 가운데 부분에 있었다. 진입하는 곳은 지상이 아니라, 반지하 같은 개념으로 건물에 들어가면 공항처럼 짐을 수색하는 곳을 통과해야 한다. 건물 외부를 보면 보수공사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는데, 2014년부터 천장의 돔에 균열이 발견되어 오랜 기간 공사를 한다고 한다. 온라인 예약은 무료이며 아래와 같은 예약증을 프린트해서 들고 가면 된다. 

*주의사항: 음식물과 물은 가져가면 그곳에 버려야 한다.                     


나는 예약증을 들고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리다가 아래로 내려가라고 해서 한번 더 내려갔다. 신분증도 필요 없이 예약된 문서 한 장으로 스티커를 교환해줬다. 이것을 상의에 붙이고, 정해진 시간에 줄을 서면, 투어에 합류하게 된다. 또한 이곳에는 아름다운 조각상들이 많이 있는데, 이분들은 누구신가.... 궁금증을 갖고 들여다보게 되었다. 특히 눈에 들어온 조각상으로는 카메하메하 1 세왕과 죤. 잭 스위거트 2세, 와샤 키 추장이었다. 이분들의 업적은 ‘관람안내’라는 한국어로 된 녹색의 브로셔에 잘 나와 있다.       


              

나는 2시 30분으로 예약을 했고, 스티커에는 2시 20분으로 적혀 있었으며, 그 시간대에 줄을 서면 된다고 한다. 시간 맞춰, 첫 번째 홀로 들어가는데, 극장처럼 의자가 빙 둘러져 있었고, 순서대로 앉아서 15분짜리 영상을 관람했다. 중요한 내용이 많은듯했으나, 중요한 연락이 와서 집중하지 못했다. Grade 5학년 딸은 사회시간에 다 배운 거라면서 좀 알아먹은듯했다.       



                   

밖으로 나가 모든 청중이 4-5줄로 쭉 서면, 해당 투어 가이드가 와서 데리고 올라간다. 첫 공간은 예전에 사용하던 court의 내부인듯하다. Supreme court gallery clock라는 것이 있는 곳이다. 다음으로는 하이라이트인 돔 아래 부분을 방문하게 된다. 돔 외부 꼭대기에는 6미터 높이의 자유의 여신상이 있으며, 내부에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조각상, 벽면의 그림의 스케일이 나를 압도했다. 이런 것이 미국 스타일이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천정 그림에서 여러 사람들이 둘러 않아서 어떤 글씨가 적힌 것을 같이 보는데 거기에 머라고 써져 있는지 궁금했다. 갑자기 포춘쿠기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집에 와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E PLURIBUS UNUM는 라틴어이고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 영어로는 one from many 이런 의미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다수에서 하나’. 이 구절은 국가의 집합으로부터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려는 미국의 결의를 강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영어로 된 설명을 잘 듣지 못했다 해도, 한국어로 된 두 개의 브로셔에 잘 적혀있으므로 걱정 안 해도 된다. 

Link:

https://www.visitthecapitol.gov/sites/default/files/documents/brochures/translations/Plan%20A%20Visit-KOR_PROOF_19NOV2015.pdf                    

     

관람을 마치고 배고프다는 아이들이 capitol cafe(내부의 레스토랑)에 가자고 조른다. 분명 이곳의 관람 종료시간은 4시 30분인데, 카페의 영업 종료 시간은 3시 30분이란다. 방문자를 위한 배려가 1도 없다. 배고픔을 잠시 참고 주차장에 들러 집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간식거리를 챙겨 먹었다. 이 눔의 도로(I-95도로)는 항상 교통사고가 나서 50분 소요되던 도로가 1시간 20분으로 늦게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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