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박사 Mar 26. 2023

157 집 offer 넣어본 여자


미국에 온 지 어느덧 21개월이 되어간다. 처음 2년 월세 계약한 집이 올해 6월 30일에 계약 만기가 된다. 지금쯤 집을 사면 연장을 안 해도 되는데, 같은 가격에 연장을 해주기로 했지만, 그래도 한번 경험상 집 구매를 위한 오퍼를 넣어보고 떨어지면 연장을 하자 이런 맘을 먹었다.     



지난 금요일 집 근처에 매물로 나온 집이 있어서 리얼터와 보러 가기로 했다. 큰딸과, 막둥이도 같이 집을 보러 갔다. 다들 집을 보러 가면 느낌이 온다는데, 그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맘에 안 드는 것들만 있었다. 가격이 가장 맘에 안 들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가족회의를 한번 하고 그 집에 오퍼를 넣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밤늦게 적당한 가격,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새로운 집이 나왔다. 당장 내일 오전 11시에 집을 보고 싶다고 클릭을 해버렸다.      



아침 일찍 상대 리얼터에게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리얼터가 있는데, 어제 밤늦게 이것을 보고 급하게 리얼터없이 우리 가족이 집을 보러 가도 되겠느냐. 했더니 그쪽에서 허락해 주었다.      



집에 가보니, 이미 다른 팀도 도착하여 집을 보고 있었다. 그분들이 나가고 또 다른 팀이 와서 같이 집을 보았다. 결론은 맘에 들었다는 것이다. 미국 집은(오래된 집) 조명이 천정에 없어서 이케아 같은 곳에서 조명을 사 와서 사용하는 곳이 많다. 전 층에 조명이 일단 마음에 들었고, 집이 아담하여 겨울에 따뜻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다. 이것도 맘에 들고 저것도 맘에 들고, 아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던 그 느낌이란 거구나....     



돌아와서 리얼터와 연락을 하고, 그 집에 오퍼를 넣자고 했다. 일주일 전에 론매니저에게 받아둔 pre approved 서류가 있으니 그럼 바로 서류를 만들어 보겠다 하셨다. 줌 미팅을 하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고, 이메일로 e sign을 마쳤다. 아래의 서류는 대출이 얼마까지 가능하다는 증명서?     


리얼터와 같이 사인한 서류인데, 총 34장이 나온다. 그중에 이 집에는 뭐가 있고 뭐가 있고..

집 사는 것도 꽤 복잡하다. 요즘 금리가 높아서 실거주자 위주로 매매가 이뤄지는데, 나오는 집이 별로 없다. 이곳의 고등학교가 인기가 좋아서 그놈의 학군 때문에 집값이 많이 내리지 않는다. 이 와중에 집을 사려는 나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일단 저질러는 보았다. 결과가 어찌 되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리얼터 회사 이름으로(계약금 명목으로) 체크 10,000불, 등기내주는 회사 앞으로 체크 10,000불을 (클로징피 명목으로) 일단 써서 주는 거라고 한다. 마음이 심란하여 지하실에 가서 묵은 짐들을 좀 정리했다. 클로징 날짜를 4월 24일로 했는데, 그때부터 내 집이 되면서 30일까지 짐을 다 빼면 된다고 한다. 지금 렌트 기간이 두 달 남았는데, 마음씨 좋은 한국할아버지는 1650불만 페널티로 받으시겠다고 하셨단다. 보증금 2300불은 그 뒤에 준다고 한다. 새로운 집의 PMI 비용(원금, 이자, 보험 등) 은 6월 1일부터 빠져나갈 거라고 한다. 오퍼가 수락이 된다면..............................     


작가의 이전글 156 사망보험금은 많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