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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박사 Nov 11. 2022

22. 미국서 독감에 걸리다.

악몽 같은 일주일~

만박사의 메릴랜드 일기 22화


미국에 온 지 16개월이 지나, 아이들이 처음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11월 5일 아침부터 둘째 딸이 아프기 시작했다. 심한 열과 두통이 증상이었고, 그때는 이게 독감인 줄도 몰랐다. 요즘 RSV 바이러스나 독감이 유행이라고 말만 들었지 우리 집까지 찾아왔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심하게 앓더니 조금 호전되었는데, 월요일에 학교는 못 갈 것 같다고 해서 학교에 ABSENCE 통보를 했다. 화요일이 선거하는 날이라 아이들은 어차피 쉬는 날이므로 그때까지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만 했다.      



월요일 아침에 남편이 출근을 해야 하는데 못 일어나고 누워만 있었다. 역시 심한 열과 두통이 증상이 주된 증상이었다. “나도 옮은 것 같아.” 하면서 하루 종일 누워있었다. 그때만 해도 식구들이 돌아가며 아플 줄은 몰랐다. 화요일에 남편이 동네 어전 케어에 다녀왔다. “flu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키트가 떨어졌네요” 요즘 이 정도로 유행이 심하구나 직감했다. 의사 선생님이 flu 약을 그 자리에서 먹고 가라고 주셨다. 이날 만 10세, 11세도 여기 어전 케어에 올 수 있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하셨다. 소아는 소아 어전 케어만 가야 하는 줄 알았다. 미국 시스템은 죄다 체험을 해봐야 제대로 알아가지는 것 같다.      


수요일 아침에는 큰딸이 아침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 이제 순서대로 차례차례 앓다 지나가겠구나 생각을 했다. 해열제 두 종류를 교차 복용시키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애드빌을 먹이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후 5시 어전 케어로 예약을 해두었다. 오후 시간에도 병원으로 사람들이 자꾸 들어왔다.   

   

“flu검사를 하고 싶어요” 했더니 오늘 증상이 시작된 큰 딸만 검사를 했다. 작은딸은 이미 5일 이상 지나서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약을 먹어도 지금은 늦어서 소용이 없다고 한다. 큰딸이 flu 확진이 되고 소아용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 아침저녁으로 5일 복용하면 된다고 했다. 이 약이 그렇게 유명하다는 타미플루구나. 이 약을 먹고 설사를 하긴 했으나 금방 나아졌다. 독감 예방접종을 두 달 전에 했는데 독감에 걸리는구나.!     

환자들이 교대로 발생하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내가 6일 차부터 몸살이 시작되었다. 목요일 오전에 아이가 pre k에 갔을 때 3시간 잤고, 오후에도 4시간이나 자고 있어 났다. 이렇게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코도 살짝 막히고 기운이 없고 오한도 느껴졌다. 이번에는 내 차례인가?     



목요일 점심때는 어느 정도 입맛이 돌아오는 듯했다.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엄마! 떡볶이, 돈가스 이런 거 먹고 싶어!” 엄마도 아빠도 요리할 기운이 없으므로 동네 ‘시루’라는 식당에 가기로 했다. 우리는 떡볶이, 어묵, 돈가스, 해물 순두부를 시켜놓고 오래간만에 맛있게 먹었다.      


시루로 가는 길에 어전 케어가 있어서 닥터 노트를 받기 위해 잠시 들렀다. 아파서 결석을 할 경우에는 닥터 노트를 제출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off 지만 데스크의 직원은 닥터 노트를 인쇄해줬다. 그런데 소아과처럼 자세히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이 병원에 방문했었다. 이렇게 간단히 적혀 있었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와 학교에 이메일을 보냈다. 언제부터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 방문하여 flu확진을 받았다고 설명을 하고 파일을 첨부했다. 학교 시스템의 Attendance에는 이미 excused (illness)로 처리는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파서 못 나온날의 학교 수업중에 평가가 이뤄지는 항목은 100% 점수를 받게 아래와 같이 처리가 된다.

    



우리 집에서 아직까지 유일하게 안 아픈 사람이 막둥이이다. 이 아이만 생체 리듬이 평소와 같이 유지가 되고 잘 먹고 잘 잤다. 엄마가 언니들을 돌보느라 아이패드에 방치된 시간이 좀 더 늘기는 했지만, 한글 공부, 영어공부를 많이 빼먹었지만 그래도 튼튼하니 다행이다.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느라 언니들은 동생이 스쿨버스 타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아프면서도 동생이 스쿨버스 타는 것을 꼭 보고 싶다고 잠옷바람으로 나가기도 했다.      



독감을 잘 이겨내면 이제 겨울이다.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다. 심지어 일주일 뒤에는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다. 이 독감을 이겨내듯이 올 겨울을 잘 이겨내야겠다. 더 이상 글쓰기 힘들다. 기운이없다.ㅋ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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