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딸의 생일파티이가 있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멋지게 생일파티를 준비할 정신은 없다. 평소처럼 지내다가 밤에 몰래 파티를 해줄까?
미국여름방학은 길다. 엄마들은 미국교회나 한인교회에서 열리는 캠프나 VBS에 등록한다. 나도 5살 꼬맹이의 정신없는 스케줄을 기획했다. 이런 이벤트는 중학교가기 전이 마지막이다. 저녁에 가는 VBS에 세령이랑 세미랑, 다른 집 남매를 데리고 간다. 3시간 뒤 픽업은 그쪽 엄마가 해주기로 했다. 5시 30분에 시작해서 8시 30에 끝난다.
5일 차 마지막날, 교회에서는 물놀이 워터슬라이드도 설치하고 큰 준비를 하시는듯했다. 수영복을 입혀 보내라는 공지와 함께. 하늘도 무심하시지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물놀이를 못 할 것만 같은 날씨이다.
픽업해 주는 친구엄마에게 우리 집에 오기 직전 마트에 뭐 사러 가는척하며 BBQ치킨으로 오시라 했다. 큰딸이랑 치킨 두 마리를 시켜두고 이것저것 준비하며 기다렸다. 맛나게 먹고 이번생일도 무사히 지나갔다. 한국서는 학기 중에 생일인 아이들이 미국서는 방학, 반대로 겨울방학중인 2월 2일은 미국에서 학기 중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