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가 좀 내렸다. 한국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는 곳이다. 비가 며칠 연속으로 내리면 그냥 비가 좀 내렸다고 표현한다. 미국은 가까운 거리에 주차장이 있고 집까지 모두 차를 끌고 가니 우산을 잘 안 쓴다. 이런 점이 처음에는 신기할 정도로 이상했으나, 나도 요즘 그러고 다닌다.
문제는 주방 쪽 벽면에 살짝 물이 먹은듯했다. 지난번에도 그랬고 두 번째라서 집주인 할아버님께 문자로 사진을 보내드렸다. 역시나 바로 사람을 보내주셨다. 평일에 하루 날 잡아 지붕공사를 할 테니 주차를 다른 쪽에 해두라고 하셨다. 자재를 옮겨야하므로 자재차량이 주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일 아침이 되니 스패니쉬를 쓰시는 분들이 4명 정도 오셨고 한국분이신 사장님도 같이 오셨다. 지붕에서 뭐가 떨어지니 내 머리에 떨어질까 봐 나가지도 못하고 집안에 가만히 있었다. 그들의 점심시간을 노리며 나도 마트 갈 시간을 눈치로 살폈다.
4시 30분경 5살 아이가 올 때까지도 공사가 안 끝났다. 친구네 집에 가서 놀고 있으라고 했는데, 이해를 못 한 건지 평소처럼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아마도 공사하시는 분들이 아이가 집으로 들어갈 때까지 보고 계셨을 것 같다. 다음날에도 오전까지 공사가 이어졌다. 이제 비가 오면 이런 일이 반복되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