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 미국 눈 사태에 따른 휴교령

by 만박사

지난 일요일, 정말 어마어마한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기 전부터 분위기는 이미 비상사태였다. 마트에는 물과 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사람들은 며칠은 집 밖에 못 나갈 것처럼 장을 봤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눈이 펑펑 쏟아질 때는 “아…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날 이후로 매일같이 오후 3시쯤이면 교육청에서 문자가 온다.
“Tomorrow, schools are closed. All activities are CLOSED.”
이 문자가 울리는 순간, 집 안에서는 거의 콘서트장이 열린다. 아이들의 환호성과 괴성, 박수 소리까지. 반면 어른의 마음은 묘하다. “내일은 가겠지… 이제는 가겠지…” 하루하루 기대를 걸어보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결국 일주일을 통째로 학교를 안 가게 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라 집에서 공부라도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현실은 유튜브, 간식, 또 유튜브, 그리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끝없이 쉬기. 이 정도면 ‘휴교’라기보다 ‘겨울방학 시즌2’다. 이렇게 학교를 많이 안 가면 여름방학이 뒤로 밀려난다. 그래서 2월 말쯤, 기상 악화로 쉬었던 날들을 계산해 최종 방학 일정이 다시 공지된다. 그때가 되면 부모들은 달력을 붙잡고 깊은 한숨을 쉰다.


한국에서는 집 앞에 학교가 있어서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웬만하면 다 등교했는데, 미국은 참 재미있는 나라다. 도로는 제설차가 지나가서 차는 간신히 움직이지만, 인도와 잔디밭에는 눈을 산처럼 쌓아둔다. 그 결과? 걸어 다니기도 힘들고, 스쿨버스를 타러 가는 길 자체가 난관이다. 게다가 아침 스쿨버스 시간엔 기온이 영하 14~15도까지 떨어진다. 이 정도면 “학교 안 가는 게 맞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마도 다음 주 월요일에는 ‘2시간 지연 등교’ 문자가 올 것 같다. 미국 겨울의 단골 메뉴다. 그나마 아이들과 같이 눈을 치우며 잠깐은 부지런한 생활을 했더니, 그 대가로 온몸이 쑤신다. 삭신은 아픈데 살은 찌고, 드라마 몰아보기로 하루를 때우고 있는 요즘이다.

눈은 아직 녹을 생각이 없고, 교육청 문자는 오늘도 조용하다.
과연 내일은 학교에 갈 수 있을까?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아이들의 환호 사이에서, 미국의 겨울은 오늘도 계속된다.

일주일.노스쿨

다음주.월요일과 화요일은 2시간 늦게 등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