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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댐민 Feb 03. 2021

인스타그램의 변화, 사용자를 위한 걸까?


익숙하게 사용해오던 A 화면과 최근 변경된 B화면  

인스타그램 헤비유저로서 인스타그램이 평소 서비스 개선을 위해 쉴 새 없이 A/B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소유 중인 7개의 계정 UI를 살펴보면 특히 현재 홈 화면이 2가지 방식으로 다르게 적용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개선에 대해 인스타그램이 사용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근 국내 유저들의 큰 거부감을 불러온 개편은 바로, 화면 하단 메인 탭에서 ❤︎로 표시되었던 '계정 활동' 탭이 화면 오른쪽 상단의 '메시지' 탭 왼쪽으로 이동하고 대신 그 자리에 '쇼핑' 탭이 새롭게 추가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2월 2일, 국내에도 세로형 숏폼 콘텐츠 방식인 '릴스'가 출시되면서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다. 심지어 +로 표시되었던 '업로드' 탭마저 화면 오른쪽 상단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의 개편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며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항상 UX/UI에 대해 말하던 '사용자' 중심이 아닌, '비즈니스' 중심의 개선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인스타그램의 본질이 무너졌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2가지 포인트는 틱톡을 의식해 출시한 릴스가 인스타그램의 소통 방식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 하나와, 쇼핑은 소통의 갈래일 뿐이며 소통의 또 다른 방식이 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의 정체성은 '사진 기반의 양방향 소통 커뮤니티'라는 것에 있고 그것이 바로 인스타그램의 key  architecture이기에 추가 기능들이 이 구조를 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메인 탭은 오로지 소통 기능을 위한 영역으로 남는 것이 인스타그램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 틱톡을 의식해 출시한 릴스가 인스타그램의 소통 방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릴스가 둘러보기 탭의 하위 기능으로 포함된 A와 릴스가 탭에 포함된 B

출시 배경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2017년 출시한 바이럴 숏폼콘텐츠 플랫폼인 틱톡은 2020년 7월 기준 전 세계 약 9억 명의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챌린지 형식의 콘텐츠가 기반으로 깔려있기에 이제는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이용되는 이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10대와 셀럽들만 이용한다는 인식으로 다소 외면받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틱톡을 견제하기 위해 이미 서비스 중이던 IGTV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틱톡과 거의 흡사한 숏폼콘텐츠 기능을 추가하게 된 것이다.


나의 생각

물론 현재 인스타그램의 이용자수 증가추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는 필요하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의 본질은 인스타그램의 본질과는 다소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15초~1분 미만의 영상을 통해 극적인 내러티브를 담아내는 숏폼 콘텐츠는 바이럴을 위해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게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처럼, 서비스 자체의 신뢰도를 낮아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인 탭에서의 '업로드' 기능이 사라지게 되면 인스타그램이 자랑하던, 누구나 이미지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 게시글 업로드 증가 추세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업로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서비스의 사용 목적 자체가 업로드인 크리에이터 위주의 콘텐츠가 생산되도록 가속화할 뿐이다.




2. 쇼핑은 소통의 갈래일 뿐, 소통의 또 다른 방식이 되지는 못한다.


쇼핑이 둘러보기 탭의 하위 기능으로 포함된 A와 쇼핑이 탭에 포함된 B


출시 배경

페이스북과 함께 커뮤니티 기반의 오픈 마켓 포지션을 가져가며 앱의 사용성을 좀 더 높이는 것과 동시에 거래 수수료를 확보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나의 생각

그러나 문제는 당장 앱 내에서의 결제 기능이 없다는 데 있다. 결제 기능 대신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로 이동하도록, 앱을 이탈하게 만드는 '쇼핑' 기능이 인스타그램의 소통에 어떤 개선을 가져올지 모르겠다. 추후 사용자 데이터에 따라 인스타그램 내에 결제 기능을 만들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의 본질을 방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을 구매할 때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이 탭이 인스타그램을 통한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기존의 사용자들을 새롭게 학습하게 만들며 무리하게 변경한 서비스의 개선이 지금 당장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지금껏 많은 서비스들이 개선을 거듭하며 사용자들의 저항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케이스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이번 인스타그램의 결정은 우리가 항상 UX/UI에 대해 말해오던 '사용자 중심'이 아닌, '비즈니스' 중심의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이 거부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반응들이 앞으로 인스타그램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릴스 탭과 쇼핑 탭에 대한 인스타그램의 공식 블로그 글
(https://about.instagram.com/ko-kr/blog/announcements/introducing-reels-and-shop-t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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