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아닌 생존
나의 첫 글쓰기는 나를 다시 세우기 위함이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 이 글도 나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쓰이고 있다. 앞으로도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고,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로서 나아가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소설가 김영하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275화- 자기 해방의 글쓰기> 강연에서 말했다. 글쓰기야말로 인간에게 남겨진 가장 마지막 자유이자 최후의 권능이라고. 그리고 덧붙인다. "글을 쓸 수 있는 한, 우리는 살아있습니다."
살아 있기에 글을 쓰는 것인지, 글을 쓰기에 살아 있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둘의 경계가 불분명해진다. 그러나 확실한 건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나는 삶에 대한 애정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에 글을 쓴다. 삶은 때론 혼란스럽고, 무자비하게 느껴지곤 한다. 그럴 때 삶을 그냥 두면 나는 삶에 휩쓸려 살게 된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삶을 차분히 정리하고 나면,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와 평온함을 얻는다.
다음으로는 글쓰기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나의 내면에 간직된 무언가가 시각적으로 드러나고 논리적으로 정리되는 것이 신기하고 뿌듯하다. 그 모든 과정이 나를 더 잘 알아가고 나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과정이기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없다. 어떤 순간에는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버틸 지경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나 나로서 살아가고 싶다.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나는 분명히 나로 존재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나에게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