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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보드카, 독일은 맥주? 누구나 아는 뻔한 술 추천은 그만! 한때 바텐더로 런던 바닥을 주름잡았던 프로 방랑러 에디터가 콕 찍어준 ‘이것만은 마셔봐’ 리스트 소개합니다.
애주가가 사랑한 해외 여행지 & 술 TOP 5
“스페인은 샹그리아, 오렌지 와인은 동유럽 아닌가요?”라고 물어다면, 당장 세비야로 떠나자. 색만 오렌지를 닮은 조지아나 슬로베니아와 달리, 세비야의 오렌지 와인(Vino de naranja)에서는 강한 오렌지의 풍미가 느껴진다. 세비야의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인 건 알고있는가? 그 아래서 와인을 홀짝이다 보면, 오렌지의 향과 맛에 금세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어느 지방보다 세비야가 있는 안달루시아를 애정하는 건, 그들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그래서 고급지고 화려한 레스토랑보다는, 진짜 로컬인들이 즐겨 찾는 작은 선술집 Taberna Álvaro Peregil를 오렌지 와인 맛집으로 추천한다.
와인 한 잔의 가격은 고작 € 1.5. 병으로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다. 주변에 관광지가 많아서, 오가며 한 잔씩 마시기 좋다. 실제로 세비야 출신 친구와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즐겨 찾았었는데 며칠째 계속 오니 주인 아저씨께서 아예 집에서 오렌지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정통 오렌지 와인을 만드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고 한다.. 인내심 없는 사람은 결코 불가능함..
보드카 하면 어느 나라가 떠오르는가? 물론 러시아가 먼저 떠오른다. 자, 그렇다면 가장 유명한 보드카 브랜드는 뭔가요? 누구라도 앱솔루트라고 답할 거다. 놀랍게도 앱솔루트는 러시아가 아닌 스웨덴 술이다. 실제로 보드카는 핀란드, 폴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에 걸쳐 생산되고 있다. 이 중 앱솔루트가 유독 유명한 까닭을 누군가는 마케팅 덕분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바로 완벽한 품질 통제를 위한 원 소스 정책 덕분이라고 본다. 앱솔루트는 보드카 원재료인 물과 밀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스웨덴 고급 밀 산지인 아후스에서만 생산한다.
물은 자사 소유의 샘에서 퍼 올린 청정수만 사용하고, 이 샘은 4만 년이 넘도록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절대적인 맛인 거다. 전 세계 어디서 마셔도 한결같다. 스웨덴 아후스까지 가보시는 것도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스톡홀름의 ICEBAR Stockholm by ICEHOTEL에 방문해 보자. 온통 얼음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보드카의 제맛을 느끼려면 추운 데서 마시라고? 원래 몸에 열을 올리기 위해 마시는 술이니깐! 단,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따숩게 입고...
아일랜드 가서 기네스 먹으면 당신은 하수, 진짜 주정뱅이들은 아이리시 커피를 찾는다. 에스프레소와 위스키를 차례로 잔에 부은 다음, 흑설탕을 섞고 생크림으로 마무리한 칵테일이다. 커피라고 우습게 봤다가는, 훅 갈 수 있으니 조심! 때로는 달고, 때로는 씁쓸한 인생의 맛이 담겨 있는 에디터의 인생 칵테일이다. 아일랜드 정통 펍 어딜 가시든, 맛보실 수 있다. 추천하는 아이리시 커피 맛집은 Fitzpatrick’s Bar이다. 모허 절벽 투어를 가는 길에 우연히 들린 작은 동네 펍인데, 여기서 제대로 찐한 아이리시 커피를 경험했다.
저를 본 다른 여행자분들이 하나, 둘씩 도전했다가, 투어 버스 안이 주정뱅이들로 가득 차게 됐던 경험히... 아일랜드에서 딱 하나의 술을 꼽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후보는 기네스가 아닌 아이리시 위스키였다. 아이리시 커피의 베이스가 되는 위스키로 스카치와 달리 3번 증류해서 향이 훨씬 더 강하다. 더블린에 간다면 기네스 공장과 함께 올드 제임슨 양조장도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근처 더블린 숙소 살펴보기
그럼 맥주는 어디서 마시나? 역시 독일인가? 아니면 체코? No! 맥주를 사랑하는 당신은 런던으로 오시길! 낙후된 상수도 시설로 인해 물이 귀하던 중세 영국에서는 아이나 어른이나 물 대신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1세는 눈뜨자마자 맥주를, 윈스턴 처칠은 아침부터 밤까지 맥주를 마셨다고 할 정도. 그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런던 곳곳에는 유명한 펍도 많고 양조장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갓 딴 과일이 가장 맛이 좋듯이, 진짜 맛있는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양조장으로. 영국인의 원탑 맥주 브랜드 ‘런던 프라이드’가 만들어지는 Fuller’s Brewery를 추천한다. 투어에 참여하시면 공장 구경은 물론이고 양조장에서 생산된 모든 맥주를 종류별로 무제한 시음할 수 있다. 참가 비용은 £20. (제 최고 기록은 10잔) 맥주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아는 법! 런던 펍 간판 위에 Fuller’s가 함께 적혀 있다면, 양조장에서 직접 맥주를 받는 곳으로,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스코틀랜드인은 도수가 낮은 맥주를 즐기는 잉글랜드인을 보고 콧방귀를 뀐다고? 이들은 스코틀랜드 위스키인 스카치를 마신다. 증류와 숙성, 병입까지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마쳐야만 스카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중 하나라도 다른 나라를 거쳤다면, 스카치가 아닌 그냥 위스키일 뿐이다. 대게 3년 이상 숙성시키기 때문에 증류주 특유의 톡 쏘는 맛 대신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스카치는 스코틀랜드의 다섯 지방에서 생산된다. 하이랜드와 로우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이라, 캠벨 타운 등인데, 여기를 다 둘러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스카치의 최종 목적지는 수도인 에딘버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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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에디터 오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