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는 인싸 여자친구, 어디까지 이해해줘야 될까요

2020년 09월 09일 오늘의 연애

by 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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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할게요. 잘한 점이 1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전부 다 잘못된 점뿐이라는 거죠."


글쓴이가 잘못된 점을 질타해주고, 피드백해달라고 말씀하셨죠.

한 번 잘한 점을 찾아봤어요. 그래야지 칭찬도 하고, 제대로 된 피드백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눈 씻고 찾아보려고 노력해봤지만, 눈만 아플 뿐 '잘한 점 1'도 찾지 못했어요. 없었습니다. 잘한 게.


하나씩 이야기해보죠.




문제점 1. 인기가 많고, 항상 누군가 잘 챙겨주고, 주변에 사람이 많은 인싸인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 인싸, 아싸를 나누고 여자친구를 '인싸'라고 지칭하는 걸 보면, 추측컨대 글쓴이는 인싸는 아니겠군요?

여자친구를 인싸, 아싸로 구분 짓는 상태로 연애를 시작한 것부터가 잘못되었습니다.


나보다 인기 많고, 사람이 많은 '인싸' 여자친구와 그런 여자친구를 둔 '인싸가 아닌 나'라는 사고방식은 벌써부터 관계의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다. 심리적으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의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글쓴이와 여자친구가 맞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난 겁니다.




문제점 2. 만나기 전에 술을 좋아하는 친구인 건 알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중에 주 7일 술을 마시던 친구였고 저와 만남으로 인해 줄인다고 줄였지만 주 3-4회 정도 마십니다. 문제가 되는 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자친구에 수많은 남자인 친구들(본 적 없는 친구들)도 모인 술자리가 잦았고, 사귀기 전에는 몰랐던 술을 먹으면 끝까지 마시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였습니다.

▶ 8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지만 '아는 것'만큼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게 있어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하는 것을 마주했을 때 생기는 것이거든요.


'정말' 몰랐을까요? 술을 좋아하는, 주 7일 술을 마시는 여자친구가 본인 이외에 남사친들이 없을 거라고 믿었을까요? 술을 끝까지 마시는 경향이 있다는 걸 정말 몰랐을까요?


그랬다면 글쓴이는 '정말'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을 일부러 무시한 것이니까요.

'나랑 만날 땐 다를 거야', '나랑만 이렇게 술을 마시는 걸 거야'라는 생각이라도 한 건가요?

관계가 시작된 이후에 여자친구를 탓하면 마세요. 글쓴이도 이미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이잖아요.




문제점 3. 결론은 남자 2명과 모텔을 잡고 술을 먹고 잇는 여자 친구 제가 이해해줘야 될까요? 어디가 잘못됐고 어디까지 이해해야 될까요?


▶ 솔직해지세요. 이해하고 싶지 않잖아요. 이해할 수도 없고요.

잘못된 것은 여자친구가 아니에요. 원래 여자친구는 저런 사람이었는데, 글쓴이만 그것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글쓴이는 이해하고 싶지 않을 거고, 이해할 수도 없을 겁니다. 왜냐면 그건 글쓴이가 생각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아니거든요.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다 화병 납니다.




마치면서

이 모든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올린다는 건, 글쓴이가 그만큼 여자친구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그게 외모든, 성격이든, 속궁합이든 어떤 것이든 글쓴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욕먹을 걸 알면서도 글을 올렸겠죠.


어쩌면 '이런 여자친구인걸 알면서도, 이해하고 만나는 나는 좋은 남자친구다. 내가 참고 만나준다'라고 생각하면서 관계를 이어갈 생각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런 연애 하지 마세요.

애정을 쏟는다는 건 생각보다 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입니다.

애정 행위(연애, 사랑, 결혼 등)는 상대에게 받는 것만큼이나, 내 안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입니다.

받는 것이 얼마나 큰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나'의 에너지를 쓴다는 건 변함이 없잖아요.


소중한 에너지를 '나와 맞지 않는, 내가 찾는 사람이 아닌 상대'에게 쏟지 마세요.

모르면서 썼던 건 봐줄 수 있어도, 알게 된 이후에 써버린 건 '낭비'에요.

지금 당장 이 관계를 과감하게 멈추세요.


당신이 좋아했던 '그 이유' + a를 가졌으면서, 내게 잘 맞는 여자친구는 많습니다.


저도 모텔까지 가서 방 잡고 술 마신 여자친구를 욕해줄 수는 있었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건 그냥 감정 배출이잖아요. '본인'을 위한 고민과 결정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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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해서 (or 설거지 잘하는 남자)

- 독립출판물 <너 진짜 축구싶냐?>를 썼습니다.

- 인스타그램 @haeseo.writing


글. 오늘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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