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10일 오늘의 연애
결혼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이혼하는 사람들은 늘어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이혼'은 힘든 일입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상대방, 가족, 친구들이 모두 얽혀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결혼 전에 상대방과 맞지 않음을 알게 된 사실이요. 더 큰 불행과 더 큰 힘든 시련을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을 인정하고, 더 늦기 전에 헤어지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백 번 천 번, 더 싸우더라도 같이 하는 게 맞는 걸까요?
물론 이번 위기를 넘기고 나면, 관계가 다시금 좋아질 수도 있고, 그 이상으로 성장한 다른 차원으로 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 것처럼, 그럴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저는 '헤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아니 '헤어져야만 한다'라고 생각해요.
물론 얼마나 힘들지 이해합니다.
'내 20대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고 내 인생에는 그와의 추억과 흔적이 사라지는 것'
'내 눈빛, 목소리, 행동만으로도 내 감정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생활을 견뎌내는 것'
더 이상 내 삶에서 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고, 고통스럽죠.
글만 읽어도 그 슬픔과 아픔이 느껴져, 저까지 마음이 저리는 걸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게, 사랑이라는 게 결국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잖아요.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리 예쁜 추억이 많아도, 그 관계는 결국 '불행'으로 수렴하고,
내가 행복하면, 아무리 나쁜 연애라도, 그 관계가 끝났을 때 '좋은 기억'으로 수렴하는 거, 다 아시잖아요.
심지어 나쁜 남자, 나쁜 여자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추억은 떠올리면 미소 짓게 한다지만, 잦은 싸움과 마찰은 추억을 떠올릴 몸과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버려요. 그래서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면, 그 추억이 주던 행복은 아주 가끔 기념일에나 슬쩍 스치는 1/365의 행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슬프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요.
그러니까 더 이상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
5년 6개월이란 시간 동안 나와는 너무 달라진 남자친구는 안타깝게도,
앞으로 남은 삶을 함께하기에,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기에는 '맞지 않는 상대'이에요.
힘들겠지만,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나는 나보다 그를 더 사랑하나? 아니면 사랑은 하지만 그럼에도 날 더 사랑하나?"
만약 질문의 대답이 '상대'를 더 사랑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이어 가보세요.
하지만 질문의 대답이 '나'를 더 사랑한다는 것이었다면, 과감하게 멈추세요.
힘들겠지만 멈춰야만, 지금까지 걸어온 두 사람의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또 내가 더 행복해지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예요.
그 결정을 미루다가 더 멀리까지는 가지 마세요.
그럴수록 추억 위에는 안 좋은 기억이 덮어질 거고, 내게 맞는 사람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 거예요.
힘들 거예요. 지금보다 더.
어쩌겠어요. 그만큼 많이 사랑했는데. 그 정도 아픔도 없으면 그게 더 슬프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겨내세요. 지금 그 아픔도 다 지나갈 거예요.
글쓴이. 해서 (or 설거지 잘하는 남자)
- 독립출판물 <너 진짜 축구싶냐?>를 썼습니다.
- 인스타그램 @haeseo.writing
글. 오늘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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