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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범 May 14. 2018

난 C급 인재였다.

대기업 4년...

스타트업 3년...

짧지고 길지도 않은 시간 참 회사생활 불편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직장인이 되면 더 이상 정기적인 시험이란 것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 행복감도 잠시 우린 일 년에 1-2번 성과평가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일 년 동안 자신의 해왔던 일의 성과가 연말에 등급으로 표기가 된다. 이는 연봉 인상이나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도 참 잘했어요 받고 싶었다..


입사 첫해, 난 신입사원이라 성과평가 대상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성과평가 결과가 나온 날의 팀의 분위기는 매우 복잡해 보였다. 누구는 기쁨을 억제하느라 주체를 못 하고 누구는 분노를 감추느라 힘들어한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들이 매우 어색할 따름이다. 그 당시 그들이 왜 이렇게 유난을 떠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1년 후, 나도 성과 평가 대상자가 되었다. 1년 동안 나는 중간관리자 대상으로 리더십 관련 교육을 기획하여 운영하였고,  팀의 막내로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았던 총무(=잡일) 일도 하였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A급 사원은 아니더라도 중간 정도는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과평가 오픈 날, 난 예상을 깨고 C급 인재가 되었다.  평가결과를 알고 난 후, 내가 상사로부터 들은 피드백은 신입사원이고 앞으로 기회가 많기 때문에 괜찮다 라는 이야기뿐이었다. 납득하기 매우 어려웠지만 성과평가에 대한 이의 제기는 할 수 없었고 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1년 전의 어색하고 복잡한 팀의 분위기가 이해가 되었다.


넌 괜찮아 신입사원 이니깐.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야

그 뒤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평가 시즌이 돌아오면 알게 모르게 야근이 많아지고, 상사의 회식 부름에 군말 없이 따라가면서 모두가 '넵' 병에 걸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팀 내에 진급 대상자가 있으면 성과를 몰아주는 경향 때문에 누가 희생양이 될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C급 인재가 된 난 훌훌 털어버렸다. 아니 훌훌 털어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뒤로 난 일을 할 때 의욕이 생기지 않고 동기부여도 떨어졌다. 

반대로 상사 또한 고충이 많았다. 회사의 방침으로 인해 팀장은 팀원들을 상대평가해야만 한다. 각 등급별 정해진 비율이 있기 때문에 팀원 모두가 열심히 해도 누구는 S 누구는 D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서로가 더욱 경쟁을 하게 되고 지쳐가게 된다. 


저 사람은 S급을 받을 정도로 성과를 냈는가?
저 사람은 D급을 받을 정도로 성과를 못 냈는가?


누구도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한 현실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에게 보상이나 승진의 기회를 더 주어서  다른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 낸다는 성과평가의 개념은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 구성원들도 S, A를 원하기보다 적당히 하자는 보신주의에 빠지게 되고 업무현장은 생동감과 활기는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에너지 넘치는 신입사원들이 들어와도 금방 생기를 읽고 금방 동화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이지 않을까?


나 또한 해가 지나갈수록 에너지와 생기를 읽고 그냥 그렇게 C급 회사원이 되어 갔다.



직장생활 프로불편러 이자 직장생활 행복전도사
표범 올림

더 빡치고 시원한 이야기는 팟캐스트에서 뵈요

http://www.podbbang.com/ch/8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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