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아마존을 다니며, 의도하지 않게 꽤 많은 멘토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부탁으로 시작되기도 했고,
시스템에 등록되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멘티가 직접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그 많은 만남들 가운데,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멘티는 늘 제가 분주하거나 , 한가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흔들리거나 무너지기 직전의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장소도 가리지 않았고, 시간도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그 만남이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그 멘티는 늘 열정이 넘쳤습니다.
피드백을 받을 때면 스펀지처럼 흡수했고,
말을 고르거나 변명하기보다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먼저 보였습니다.
사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피드백을 전부 받아들이기보다는
듣기 좋은 말만 골라 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멘티는 달랐습니다.
작은 칭찬에도 진심으로 기뻐했고,
그 기쁨을 에너지 삼아 다시 돌아와서는
눈에 띄는 성취를 하나씩 만들어냈습니다.
순진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그 태도가 참 귀하다고 느껴졌습니다.
2년쯤 시간이 흐르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 멘티가 저의 가드레일이 되어 있기 시작한 것입니다.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했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늘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가르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함께 자라고 있었고,
돕고 있다고 믿었지만 어느새 저 역시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멘티가 떠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참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보다 , 먼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너그럽지도 못하고…. 부끄럽고 비겁하게도…
중요한 가드레일 하나가 사라진다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를 보내는 일은 언제나 응원과 상실이 함께 옵니다.
다음 챕터를 응원하면서도,
내 하루를 조용히 지켜주던 기준 하나가
사라지는 느낌을 부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좋은 멘티는 결국 좋은 멘토를 만듭니다.
그리고 진짜 멘토링이란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인 동시에,
나 자신을 다시 바로 서게 만드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멘티는 어떤 자리에서도
또 누군가의 가드레일이 되어 줄 것이고, 좋은 멘토가 될 것입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조용히 고마움을 남겨봅니다.
세상에는 누군가를 돕는 일처럼 보이지만, 결국 더 많은 것을 받아내고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멘토링도, 직장에서의 수많은 관계도, 그리고 성장도… 돌아보면 언제나 받은 쪽은, 부끄럽지만 나였습니다.
2025년, 저와 관계를 맺어 주시고 저를 멈추게 하고 돌아보게 하며 성장하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에도 공감으로 함께해 주신 덕분에 이 기록들은 혼잣말이 아니라 대화가 되었고,
저는 더 깊이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