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연 본연의 맛을 그대로 음미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요리를 할 때는 되도록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다. 하지만 파와 마늘의 경우, 열을 내는 성질이 강하여 몸이 냉한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약이 된다. 나 또한 파와 마늘을 약 삼아 먹기 시작했고, 요리의 부가적인 재료로 사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게 8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격증 하나 없이 굉장히 많은 음식을 해왔으며 전문적으로는 경기도 수원의 봉녕사 사찰음식 교육관에서 4년간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었지만, 이미 경주에서 몇 년간 홀로 요리를 해 온 것이 몸에 베여있었고 그 이전에 서당에서 6년간 음식을 해 온 것이 기본이 되어있던 터였다. 무엇보다 내가 있었던 곳 대부분에서는 부가적인 재료가 아닌 주재료만으로 맛을 내어왔다. 예를 들어 아주 간단한 시금치무침의 경우 일부에서는 대파와 마늘을 다져 소량씩 넣곤 하는데 맛은 있을지언정 주인공인 시금치가 맛에서 소외되어 버린다. 그렇기에 음식이든 사람이든 어우러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선천적으로 너무나 잘나게 타고난 사람들이 간혹 있긴 하다. 혹은 자체적인 맛이 너무나 강해 다른 것과 융화되는 것이 오히려 민폐인 나물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같은 동업을 지닌 사람끼리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서로 상부상조하며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 오히려 그 어우러짐 속에 낱낱의 진가가 드러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표고버섯이 그러하다. 표고버섯은 혼자만 있을 때 굉장히 강한 성질을 띄는데 그만큼 좋은 성분 또한 많이 지니고 있다. 단지 칼로리가 낮다 하여 다이어트 식품으로만 섭취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아이다. 평소 면역력이 약하여 제대로 된 음식 섭취를 하지 못했었던 나는 20대 초반 영양이 부실하다는 의사의 소견 따라 걸핏하면 영양제를 투여하기 일쑤였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한약으로 다스리기도 했었지만 한약은 보조역할을 할 뿐 결국 내 몸 전체를 개선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반면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내가 경험했던 바이다. 표고버섯은 이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도 충분히 저항할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어 면역력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특히 비타민d가 부족했었던 내게는 더없이 좋은 아이였는데 이러한 성분이 조금씩 들어있었기 때문에 뼈의 건강에도 탁월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영양 부실 판정을 받았었던 때에 나는 콜레스테롤 수치마저 너무 낮아 식습관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뼈에도 지장이 갈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었다. 그랬기에 음식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섭취하고자 노력을 했으며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넘치면 해로움이 뒤따르기 마련이기에 나는 한 번에 모든 것을 섭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이 건강이든 명예든 되도록 중도를 지켜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듯하다.
이러한 표고버섯은 혼자만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 강할 뿐만 아니라 생긴 것도 결코 부드럽지 못했다. 봄에 종자 균을 심어 버섯이 자라 하나씩 딸 때는 그렇게 기분이 좋고 아이들도 하나같이 사랑스러운데 말린다고 늘어놓으면 점점 험상궂어져 간다. 연한 밤색의 버섯은 점점 시꺼멓고 딱딱하게 굳어져 가고 건조된 표고는 그 향과 맛이 더욱 강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러한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일부러 요리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표고버섯의 역함 때문에 섭취하기는 힘들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먹고자 한다면 표고버섯전으로 고기전을 먹는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때는 부가적인 파나 양파와 같은 재료를 섞지 않아야 본연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된다. 특히 표고버섯은 다른 것과 어우러지는 것도 좋지만, 돋보이기 위해 혼자만의 요리를 해도 그 진가가 충분히 살아난다. 이게 표고버섯만이 지닐 수 있는 어우러짐이다. 또 생표고를 구하기 힘든 계절에는 건표고버섯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데 요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계란이나 두부와도 같은 부재료도 전혀 필요 없을 정도로 맛이 기가 막히다.
먼저 건표고는 자박자박하게 물에 담가 불려놓는다. 그렇게 다 불려진 표고버섯은 물기를 적당히 짜내어 도마 위에 두는데, 이때 표고버섯 우린 물과 짜낸 물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또한 부침전을 하기 전 표고버섯은 슬라이스 채를 썰고 소금 간은 아주 연하게 한 상태에서 밀가루를 그대로 버섯과 무친다. 이때 밀가루를 따로 물에 개는 것이 아니라 나물을 무치듯 살살 아기 다루듯 무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분명 뻑뻑할 것이기에 앞서 표고버섯 우린 물을 조금씩 넣어주며 물기가 조금 생성되면 그때 팬에 식용유를 둘러 굽기 시작한다. 특히 구울 때는 한 숟가락씩 떠서 넣어주면 굽기 수월하다.
이렇게 표고버섯을 구우면 굳이 계란을 넣지 않아도 양파나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굳이 부침가루를 이용하지 않아야 표고 자체의 고급스러운 향을 음미할 수 있다. 사실 오신채에 해당하는 부추나 달래 파와 마늘 양파 모두 그 향과 맛이 강해 중독성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을 느끼게 되면 자연의 맛을 더 그리워하며 찾게 된다. 특히 나물을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식습관이 될 수도 있다. 어우러짐의 개념은 존재와 존재가 서로 잘 엮어 융화되어야만 가능하다고 일반적으로 통하지만, 때론 혼자만 있을 때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 또한 선의의 어우러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