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의 운명

아버지라는 그 이름

by 박혜연


오늘 아침에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가시고기에 대한 글 한 편이 담겨 있었습니다.

가시고기 암컷은 알을 낳고는 어디론가 떠나 버립니다.

그때부터는 오직 수컷이 남아 알을 지킵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면서

알을 먹으려는 침입자들을 물리쳐 가며

굳건하게 지킵니다.


마침내 알에서 새끼들이 탄생하지만

아빠 가시고기는 약 보름간을 기다리며

새끼들이 자라나 밖으로 나올 때까지

여전히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 아빠 가시고기의 주둥이는 헐어 버리고

몸에서는 비늘이 떨어져 나갑니다.

또한 마지막 새끼가 세상에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숨을 거두게 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헤엄쳐 다니던 새끼들은

아빠 가시고기의 시신 곁으로 몰려들어

아빠의 살마저 파먹습니다.


아빠는 죽어서까지도

자신의 몸을 새끼들의 먹이로 내어줍니다.

그렇게 자라난 새끼들은

또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 희생합니다.

그게 바로 가시고기의 운명입니다.


세상에 자식을 둔 모든 아빠들의 존재가

대단하고 또 존경스럽고

가슴 아프게 사랑할 수밖에 없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평온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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